“용인서 딴짓은 이제 그만!”···윤석열사단의 ‘겁없는 막내’ [금배지 원정대]
이원모 국민의힘 용인갑 후보
국정농단·조국사건 맡았던 ‘특수통 검사’
尹 중매로 결혼한 윤석열사단 막내
전임 의원들 줄줄이 구속됐던 지역구
“젊고 깨끗한 ‘찐윤’인 내가 맡겠다”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쟤라면 그래도 장난은 안 치고 딴짓도 안 하겠다”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이원모에게 국회의원 후보 이원모를 평가해달라고 하자 이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중매를 선 ‘윤석열 사단’의 막내(44), 국정농단·이명박(MB) 전 대통령 비자금·조국 전 법무장관 자녀 입시비리·월성 원자력발전 경제성 조작 등 보수·진보 정권 모두를 뒤흔든 사건을 수사한 특수통 검사(사시 47회), 과거의 인사수석 업무를 하는 인사비서관에 파격 발탁된 ‘찐윤(진짜 윤석열계)’.
이원모 전 비서관 이름 앞엔 항상 윤 대통령과 관련된 수식어가 붙는다. 이에 대해 그는 “용인 처인을 위해서라면 수식어를 피하지 않고 기꺼이 짊어지겠다”며 “필요할 때 과감히 이용할 것이고, 어느 이슈에도 빠르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애초 이 전 비서관은 서울 강남을에 공천 신청을 했다. 강남을은 외교부 장관을 역임한 4선의 박진 국민의힘 의원 지역구다. 강남구 개포·대치동에서 자라난 이 전 비서관은 처음에 당연히 강남 출마를 구상했다. 하지만 순진한 생각이었다.
정치권 일각서 “대통령 최측근이 ‘양지’만 노린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러자 이 전 비서관은 “그럼 당의 뜻에 따르겠다”라고 받아쳤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확정된 4·10 총선 출마 지역구가 바로 경기도 용인갑이다. 이원모 전 비서관을 최근 서울 충무로 매경미디어센터에서 만나 그의 용인 출사표를 들어봤다.
작년 7월 정부는 용인 처인구 이동·남사읍에 첨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를, 처인구 원삼면에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를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 지역에 300조원을 투자해 2042년까지 최대 150개의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회사)를 유치하고, 첨단 반도체 제조 공장을 5개 이상 짓기로 했다.
이처럼 수백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부동산을 비롯한 각종 개발 이슈를 두고 이권 다툼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용인갑은 지역구 의원을 역임한 정찬민 전 용인시장(전 미래통합당 의원), 이우현 전 새누리당 의원, 우제창 전 통합민주당 의원 등 여야 전직 의원들이 모두 구속된 전력이 있다는 ‘흑역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원모 전 비서관은 “지금 용인 처인에서는 젊고 깨끗한 정치인이 오랫동안 지역구를 관리해줬으면 좋겠다는 희망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과 더불어 처인구가 발전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스트럭처는 경강선 연장선 등 교통시설과 스타필드·백화점 같은 복합문화시설”이라며 “결국 정부·당·지방자치단체 간의 3각 협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국가산단이 들어오려면 한국전력으로부터 어마어마한 양의 전기를 공급받아야 하는데, 탈원전으로 천문학적인 한전 적자 사태를 야기한 더불어민주당의 후보가 이를 이야기 할 수 있겠나”고 덧붙였다.
이 전 비서관이 처음 공천을 신청했던 강남을 만큼은 아니라도, 용인갑은 국민의힘 후보에게 분명 ‘양지’다. 2012년 이후로 3차례 연속 새누리당·미래통합당 후보가 당선됐다. 지난 선거에선 7.2%포인트라는 적지 않은 격차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전 비서관이 지역구를 돌 때면 ‘방심하다간 큰코다친다. 발바닥에 땀 나도록 뛰어야 한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고 한다. 시간이 많이 흐르긴 했지만, 지난 16~18대 총선에선 야당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줬던 곳이 바로 용인갑인 까닭이다.
상대들도 만만치 않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경선을 통과한 이상식 전 부산경찰청장이 후보로 나선다. 여야의 검경 후보 간 대결이 벌어지게 된 셈이다. 또 다른 후보는 ‘고졸 출신 첫 삼성전자 여성 임원’ 타이틀을 보유한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다.
잘 나가는 특수통 검사였던 그의 공직관이 흔들렸던 건 조국 전 장관을 수사할 때였다. 그는 “체감상으로는 조국 전 장관 사건이 정권교체를 불러온 국정농단 보다도 파장이 더 컸는데, 정작 수사는 검찰이 아닌 정치가 했었다”고 회고했다.
검찰을 떠난 그는 윤 대통령을 따라 대통령실로 갔지만, 또 한 번 좌절을 겪었다. 이 전 비서관은 “여소야대를 처음 제대로 체험했는데, 인사도 안 되고 입법도 안 되더라”며 “특히 정무직 인사 후보자에게 전화하면 절반 이상이 거절을 해서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올해 초에서야 국회로 갈 결심을 한 그는 “정치를 피하면서 살기엔 우리나라 구석구석에 너무 많은 문제들이 있다”고 말했다.
‘어떤 정치를 하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우리는 지금은 미래 세대한테 빚을 떠넘기면서 현재를 누리고 있다”며 “후배 세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막내다 보니 눈치가 매우 빠른 편”이라며 “덕분에 갈등 조율을 잘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내와 부부싸움을 하다 보면 ‘주선자’인 윤 대통령을 원망할 일이 있었을 법도 한데, 이 전 비서관은 “한 번도 주선자를 탓한 적이 없다”고 했다. 오히려 결혼을 앞두고 아내와 다툼이 잦을 때, 둘을 불러서 중재 역할을 하는 등 애프터서비스(AS)를 마다하지 않은 게 윤 대통령이었다고 한다.
그의 아내 신지연씨는 자생한방병원 신준식 이사장의 차녀다. 이 전 비서관은 아내에 대해 “급한 일로 잠시 지역구를 비울 때 자리를 대신해주는 구원투수이자, 나를 더 뛰게 만드는 강력한 선거운동 라이벌”이라고 추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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