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가 경영권 갈등’ 한미사이언스 주총…이사진 선임 방식 촉각

김태환 기자 2024. 3.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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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이사 두 자리에 후보 4명…기타비상무이사 선임도 관건
일괄 상정 방법 현장서 의장이 결정…이사회 과반 어디로?
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OCI와 그룹 통합을 계기로 시작된 한미그룹 오너 일가간 갈등이 오는 3월 28일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에서 표 대결로 본격화된다.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OCI 측이 제시한 '신규 이사 6명 선임안'과 반대쪽인 장남 임종윤, 차남 임종훈 사장 측의 '5명 선임안'이 주총 안건으로 상정돼 있다.

특히 한미사이언스는 이번 주총에서 이사 선임안을 일괄 상정하고, 양측이 제시한 이사 후보안이 모두 가결될 경우 다득표 순으로 이사를 선임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양측은 우군 확보를 위해 일괄 상정의 세부 내용을 놓고 현장에서 대립할 것으로 관측된다.

13일 한미그룹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008930)는 오는 28일 경기도 화성시 라비돌호텔에서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주총 주요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이다.

이 가운데 표 대결의 핵심은 이사 선임 안건이다. 주총 이후 새로 구성될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총 6석이다. 기존 이사회는 5인 체제로 사내이사 2인, 사외 3인으로 구성했으나, 올해는 기타 비상무이사까지 1석 더 늘었다.

◇"주총 후 소송 막아라"…한미사이언스, 주총 트집 방어 총력

현재 한미사이언스 측은 임주현·이우현 사내이사 선임 2건을 포함해 총 6인의 후보를 올린 상태다. 이에 맞서 임종윤 사장 측은 임종윤·임종훈 사내이사 선임 2건을 포함한 5인 선임안을 제안했다.

당초 임 사장 측도 6인 선임안을 내놨으나 일신상의 이유로 1명의 후보가 사퇴한 상태다. 이사 선임안 수로만 보면 임종윤 사장 측이 1명 적지만, 결국 표 대결로 가·부를 결정하는 만큼 누가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할 지는 미지수다.

다만, 한미사이언스는 주총에서 표 대결에 승리하고 OCI홀딩스와의 합병을 예정대로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주총 결과에 불복해 주총의 공정성 여부에 대한 소송전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는 양상이다.

실제 한미사이언스는 주총 전 임종윤 사장 측이 요청한 주주명부 열람 신청을 수용해 추가 가처분 신청을 제지한 바 있다. 주총 장소도 법적 소재지로 등록된 팔탄공장이 위치한 경기도 화성시로 정했다.

이는 주총 후에도 임종윤 사장 측이 주총 진행 과정을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미사이언스는 이번 이사 선임안을 일괄 상정하고, 이사회 총수인 6인 이상이 가결을 받을 경우 다득표 순으로 이사를 선임하기로 했다.

다득표제를 도입한 이유는 1호 의안으로 먼저 상정되는 이사 선임안이 가결되면, 같은 자리를 놓고 다투는 다른 이사 선임안이 표결 없이 부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면 공정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이사 선임안 일괄상정 '충돌'…기타 비상무이사 대결도 관심

양측은 이사 선임안의 일괄 상정을 놓고 신경전을 이다. 2호 의안인 이사 선임의 건은 각 후보별로 '2-1'부터 '2-11'까지 총 11건에 달한다. 1호부터 6호까지는 한미사이언스 측, 6호부터 11호까지는 임종윤 사장 측 추천 인사다.

더욱이 이날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의장은 신유철 사외이사가 맡을 예정인데, 일괄 상정을 어떻게 해석해 의장 권한을 행사할 지도 관심이다. 말 그대로 11건의 안건을 한 번에 올려 각각 후보에 대한 표결을 진행할 수 있고, 임주현, 이우현, 임종윤, 임종훈 등 사내이사 후보안끼리 일괄 상정해 표결을 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양측은 일괄상정의 세부 진행 방식을 놓고 주총 현장에서 충돌할 가능성이 짙다. 이 세부 방식에 따라 이사회 과반을 누가 가져갈지가 달려 있다. 여기에 개인 대주주 등도 의견을 내고, 입회를 요청하는 등 혼란도 예상된다.

특히 표 대결에서는 임종윤, 임주현 사내이사 대결 못지않게 기타 비상무이사 자리가 가장 접전으로 꼽힌다. 사내이사의 경우 각자 확보된 표가 있는 만큼 박빙을 예상하지만, 기타 비상무이사직에는 상대방의 표를 흔들 수 있는 후보를 배치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최인영 한미약품 R&D 센터장, 임종윤 사장 측은 권규찬 디엑스엔브이엑스 사장을 비상무이사 후보로 내세웠다. 권 사장은 한미약품 글로벌 사업본부장 출신으로 연구개발과 해외 허가·영업 전문가 간 대결이다.

안건의 일괄상정 방식에 따라 표가 엇갈릴 수도 있지만, 결국 이사회에서 어느 측이 더 많은 좌석을 갖는지는 기타 비상무이사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종윤 사장 측이 기타 비상무이사를 차지하면 과반을 잃어도 이사회 결정에 관여할 수 있다.

한편 주총 표 대결은 지분 12.15%를 손에 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어느 편을 들어주느냐에 달렸다. 송 회장과 임주현 사장의 지분율은 19.85%, 임종윤‧종훈 사장의 지분율은 17.69%다.

임종윤 사장 측이 법원에 제기한 한미사이언스의 OCI홀딩스 배정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 결과는 13일 자료 제출 최종 기일을 거쳐 주총 전에 나올 전망이다.

ca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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