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고 청약했는데, 취소될까요”···금융상품 ‘환불’ 가장 잘해준 곳 어딘가보니

카카오뱅크 환불 가장 많고
부산銀 철회 수용 제일 낮아

금융소비자보호법 [사진 = 연합뉴스]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시행되면서 도입된 금융상품 청약철회권을 통해 금융소비자가 환불받은 금액이 지난 3년 새 1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소법의 시행과 함께 금융소비자의 권리의식도 높아졌지만 금융소비자들이 금융상품에 대해 충분히 듣지 못한 채 가입하는 사례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3월부터 올 2월까지 약 3년간 소비자가 청약철회권을 통해 돌려받은 금액은 13조9968억원이었다. 지난 3년간 청약철회 신청 건수만 14조4342억원이었는데, 그중 97%를 금융회사가 돌려준 셈이다.

같은기간 청약철회를 신청한 건수는 총 495만5366건이었다. 이 중 99.3%(492만832건)가 수용되고 있었다.

금융상품 청약철회권은 예금성 상품(예금·적금)을 제외한 모든 금융상품에 가입 후 일정 기간 내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한다. 금융사는 청약철회 접수 후 3영업일 내 받은 돈을 돌려줘야 하고, 위약금 등은 받을 수 없다.

신청 금액은 업권별로 은행업권이 11조744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생명보험업권 2조4108억원, 손해보헙업권 2787억원 순이었다.

철회 수용률은 두 보험업권이 모두 100%인데 반해 은행업권은 이에 못미치는 96.3%다.

전체 59개 금융사 중 카카오뱅크·토스뱅크·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차지하는 청약철회 비중은 신청 건수가 15.0%(74만1132건), 신청 금액이 38.8%(5조5942억원)를 차지했다. 인터넷은행이 편리한 인터페이스로 인해 온라인 대출이 손쉽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수용률은 100%였다. 반면 철회 수용률이 가장 낮은 은행은 부산은행으로 총 1만2694건 중 9534건을 철회해 수용률이 75.1%로 집계됐다.

강 의원은 “청약철회권 시행 3년만에 신청 금액이 14조원이 넘는다는 건 금융사의 금융상품에 대한 소비자 설명이 부족하고, 여전히 정보력 및 가격 설정력 등에서 금융사가 우위에 있어 소비자가 불리한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입증한다”며 “금융감독원은 청약철회권 제도에 대한 교육․홍보와 금융상품 판매현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