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km, KBO에서 이정도면 파이어볼러… 류현진이 무서운 이유[스한 이슈人]

[대전=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은 메이저리그 시절 장,단점이 뚜렷한 투수였다. 뛰어난 커맨드와 다양한 구종이 장점, 느린 구속이 약점이었다. 하지만 KBO리그에서는 시속 148km 패스트볼을 뿌리며 파이어볼러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류현진은 12일 오후 1시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시범경기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1실점 3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을 기록했다. 한화는 류현진의 호투 속에 9-1, 8회 우천콜드 승리를 따냈다.

류현진은 이날 총 투구수 62개를 기록했다. 여러 가지 구종을 구사하면서 안정적인 커맨드를 뽐냈다. 특히 4회초 무사 2루에서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얼어붙게 만든 3구 삼진은 압권이었다. 패스트볼 2개와 커브가 스트라이크존 보더라인을 타고 들어갔다.

류현진의 제구력은 세계 최고인 메이저리그에서도 11년간 입증된 최고의 무기다. 다만 늘 구속이 문제였다. 지난해 류현진의 평균 패스트볼 구속은 시속 142.58km에 불과했다. 2023시즌 메이저리그 투수들 중 하위 2%에 속하는 구속이었다.

2023시즌 KBO리그 투수들의 평균 패스트볼 구속은 시속 143.8km였다. 류현진의 구속은 KBO리그에 접목해도 특별하지 않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12일 시범경기에서 평균 패스트볼 구속 시속 144km를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무려 시속 148km였다. 영상 10도 내외의 쌀쌀한 날씨, 첫 시범경기 등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규리그에서는 평균 시속 145~146km를 기대할 수 있는 투구였다.

류현진이 이 페이스를 유지해 정말 추가 구속 상승을 이뤄낸다면 KBO리그에선 파이어볼러로 분류된다. 지난해 100이닝 이상 소화한 좌완 선발투수 중 평균 패스트볼 구속 시속 145km 이상을 기록한 국내투수는 이의리(146.0km) 뿐이다.

타자를 구속으로 압도하지 않아도 능구렁이같은 투구를 통해 최고의 자리에 오른 류현진. 구속까지 늘리면서 더욱 무서워졌다. 파이어볼러 류현진이 KBO리그를 지배할 준비를 마쳤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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