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리즈' 앞두고 '수면전문가' 만난 다저스 감독, 쉽지 않은 일정에 커가는 걱정

이상희 기자 2024. 3. 13. 06:2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 | 사진=MHN스포츠 DB)

(MHN스포츠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한국에서 열리는 정규시즌 경기인 '서울시리즈'가 약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LA다저스와 샌디에이고 두 팀은 이번 주말 방한해 21일(이하 한국시간)과 22일 서울 고척돔에서 두 경기를 치른다.

메이저리그 경기를 안방에서 직접 볼 수 있는 국내 팬들에겐 소중한 기회이긴 하지만 이를 준비하는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겐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데이브 로버츠(52) 다저스 감독은 13일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최근 서울에서 열리는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수면전문가와 만나 조언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단 2경기를 치르기 위해서 한국으로 갔다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서 정규시즌을 준비해야 한다"며 "단 기간 장거리 이동으로 발생하는 시차 문제때문에 이를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수면전문가의 조언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다저스는 14일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일정을 종료하고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애리조나에서 한국까지는 약 15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왕복 30시간 비행은 쉽지 않은 일정이다. 여기에 시차도 약 18시간 정도가 발생한다.

('서울시리즈'를 앞둔 다저스 내야진이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고 있다 | 사진=MHN스포츠 DB)

한국에 도착한 다저스는 약 이틀간 휴식을 취한 뒤 한국프로야구 키움과 국가대표팀을 상대로 두 차례 연습경기를 치른다. 이후 하루 휴식을 거쳐 21일과 22일 대망의 '서울시리즈' 경기를 치른다. 미국을 떠난 지 1주일도 채 안되는 시간에 경기를 갖는 것이다. 경기시간도 미국기준으로 새벽 3시 5분에 시작된다. 시차에 적응하고 평상시의 생체리듬을 기대하기엔 일정이 너무 빠듯하다.

'서울시리즈'가 끝나면 다저스는 23일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돌아간다. 약 이틀을 쉰 뒤 25일부터 LA 에인절스와 3차례 시범경기를 갖는다. 그리고 29일부터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홈 4연전을 치른다. 미국에서의 정규시즌 개막전인 셈이다. 약 3주 만에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장거리 이동과 시차를 극복해야 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정규시즌 경기를 해외에서 치르기 시작한 건 1996년 8월이 시초다. 뉴욕 메츠와 샌디에이고가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3연전을 벌였다. 3년 뒤인 1999년 4월에도 같은 장소에서 콜로라도와 샌디에이고가 1경기를 소화했다.

이후 메이저리그는 일본 도쿄로 장소를 옮겨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총 4차례 정규시즌 개막전 경기를 일본에서 치렀다. 2014년에는 류현진(37·한화)의 전 소속팀 LA 다저스와 애리조나가 호주에서 처음으로 개막전을 가졌다.

(커쇼와 그의 아들. 어깨수술 후 재활 중인 커쇼는 이번 '서울시리즈'에 불참한다 | 사진=MHN스포츠 DB)

당시 호주에 다녀왔던 다저스 중간계투 J.P. 하웰(41·은퇴)은 기자와 인터뷰에서 "구단의 배려로 아내와 함께 안락한 전세기를 타고 호주로 이동했다. 그곳에 도착한 시간이 새벽 1시여서 시차 적응에도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하웰은 이어 "호주의 바닷가 풍경도 좋았고, 그 곳 야구 팬들의 환대도 고마웠지만 왕복 29시간의 이동시간 때문에 힘들었다"며 "또다시 호주에서 개막전을 치른다면 솔직히 못 갈 것 같다"고 말하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야구의 세계화' 일환으로 추진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멕시코시티 시리즈'가 지난해 시즌 중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 시티에서 열렸다. 샌디에이고와 샌프란시스코가 맞붙은 2연전은 현지 야구팬들의 열렬한 성원을 받았다. 하지만 여기에 참가한 선수들의 불만도 제기됐다.

당시 멕시코시티 시리즈를 취재한 미국 USA투데이 밥 나이팅게일 야구전문 기자는 "샌프란시스코 외야수 작 피더슨(32)과 다수의 팀 동료들이 멕시코에 머무는 동안 설사를 동반한 배탈 증상을 겪었으며, 호텔과 야구장 사이의 교통체증도 심해서 선수들의 불만이 컸다"고 전했다.

이들 중 몇몇 선수들은 "두 번 다시는 해외에서 열리는 경기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할만큼 불만이 컸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2014다저스의 호주 개막전에 참가했던 맷 캠프 현 다저스 특별고문 | 사진=MHN스포츠 DB)

'서울시리즈' 단 2경기를 위해서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선수들은 예년에 비해 약 2주 정도 빨리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여기에 왕복 30시간이나 되는 장거리 이동도 감수해야 한다. 한국과 미국에서의 시차적응도 쉽지 않은 일이다. 부상요인이 될 수도 있다.

다저스는 2014년 호주에서 개막전을 치르고 미국으로 돌아온 뒤 4월 말까지 12승 12패로 간신히 승률 5할을 유지할 만큼 부진했다. 당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잭 그레인키-류현진으로 이어지는 철벽 마운드와 안드레 이디어, 맷 캠프 등 리그를 대표하는 타선까지 화려했던 다저스 라인업이 받아들이기엔 저조한 성적이었다.

로버츠 감독이 수면전문가의 조언을 받았을 만큼 '서울시리즈'를 준비하는 이들의 심적부담은 생각 외로 큰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리즈'로 인해 미국에서 펼쳐지는 정규시즌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두고 볼 일이다.

사진=데이브 로버츠, 클레이튼 커쇼, 맷 캠프 © MHN스포츠 DB

 

Copyright © MHN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