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에 돌아온 '건대 선배' 오신환 "오세훈 시장과는 이심전심"
"광진구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보석 같은 도시입니다. 4.10 총선에서 당선돼 서울시와 호흡을 맞춰 광진의 미래를 여는 '진짜 일꾼'이 되겠습니다."
국민의힘 후보로 오는 4월 총선에 출사표를 낸 오신환 전 의원(53)은 요즘 매일 출·퇴근길 인사, 지역 민심 청취에 나서느라 눈코 뜰 새 없다. 지난 6일엔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모교' 건국대학교로 후배들을 찾아갔다. 남색 19학번 '과잠'(학교와 학과를 상징하는 점퍼)을 갖춰 입고 빨간 운동화를 신은 오 후보는 금세 교정에 스며들었다.
오 전 의원은 건국대 토목공학과 89학번로 입학했지만 중퇴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에 들어갔다. 1991년 한예종이 문을 연다는 소식을 듣고 새로운 꿈을 찾아 1기로 한예종에 입학했다. 젊은 날 꿈을 향해 여러 차례 도전했던 만큼 누구보다 청년들의 열정과 미래를 응원한다고 밝혔다. 건국대에선 나중에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오 전 의원은 한예종 졸업 후 대학로에서 연극배우로 활동하다 정치권의 문을 두드렸고 제19·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역임하며 오세훈 시장과 합을 맞췄다. 입법과 지방행정을 두루 경험한 것이다. 오 전 의원은 최근 국민의힘 경선에서 단수 추천받아 서울 최대 격전지인 '한강 벨트' 광진을에 출마했다. 이곳 현역 의원인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이날 건국대 학생들은 새 학기를 맞아 학내 광장에서 동아리 홍보 행사를 진행했다. 오 전 의원은 광장에 설치된 동아리 홍보 천막 약 10곳을 돌아다니며 학생들과 대화를 나눴다. 본인이 회장을 지낸 연극 동아리 '건대극장', 태권도 동아리, 밴드 동아리 등을 방문해 본인을 소개하고 학생들의 고민을 경청했다.
스킨스쿠버 동아리를 방문해서는 학생들이 직접 만든 VR(가상현실) 장치를 써보기도 했다. 바닷속을 보여주는 VR 장치를 쓰고 헤엄치듯 손짓하며 감탄하는 오 전 의원과 학생들은 함께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오 전 의원은 환경 보호 활동을 하는 동아리 부스에서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경청하며 분리수거 퀴즈를 풀기도 했다.
오 전 의원과 대화를 나눈 건국대 재학생 이모씨(24·여)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학생들과 소통하려 하는 것을 보면 지역사회와 학교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며 "1인 가구나 젊은 청년 위주의 정책을 잘 짜고 실천해줬으면 한다. 인턴을 포함해 일자리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많다. 취업 관련 지원을 확대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건국대 재학생 서모씨(25·남)는 "유튜브 국정감사 영상 등을 통해 본 오 전 의원은 밀어붙일 때 확실히 밀어붙이는 강단 있는 사람으로 느껴졌다"고 했다. 서씨는 오 전 의원이 연고지인 서울 관악을이 아닌 광진을에 단수 공천받아 출마하는 것에 대해 "일부 지역구민이 섭섭해할 수 있겠지만 의정활동을 잘 할 자신이 있으면 출마지 바꾸는 것은 문제없어 보이긴 한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성남 아닌 인천 계양을로 갔지 않나"라고 했다.
오 전 의원은 학교 순회를 마치고 진행한 머니투데이 더300과의 인터뷰에서 "청춘 청년으로서의 발랄함, 새학기를 맞은 설렘이 많이 느껴졌다"며 "열정 넘치는 청년들이 꿈과 미래를 위한 희망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광진을은 서울 다른 지역에 비해 낙후돼 있는 면이 있다. 그러나 지역은 발전 잠재력이 상당히 높다"며 "이곳에 관한 비전, 발전 계획을 실현해 도시가 성장할 수 있는 판을 만들겠다. 이를테면 지구단위 계획을 통해 건물이 들어서고 기업이 들어와 일자리가 늘어나는 직주근접 자족 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오 전 의원은 지역 공약으로 △서울주거안심종합센터 유치(주거취약자 임대주택 지원, 실직·가정폭력·재난재해 피해자 임시주택 지원) △서울시립 어린이 전문병원 유치 △뚝섬로·자양로 도시철도 신설 △서울지하철 7호선 증차 △2호선 지하화 △건물의 용적률·층수제한 유연화 △동서울터미널 입체 개발(지하 터미널 구축, 지상 공원·쇼핑몰·오피스 신설) 등을 내놓았다.
오 전 의원은 "적어도 제가 서울시 정무부시장 하는 동안 수많은 민주당 의원이 지역 현안을 들고 오세훈 서울시장을 찾아올 때 고민정 의원께서는 오신 기억이 없다"며 "행정은 결국 시장, 구청장과 의논해서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오 시장과 수시로 소통한다. 그가 가진 생각을 '이심전심'으로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다"며 "뚝섬유원지역 이름을 자양역으로 바꿔 2008년부터 주민들이 요구하신 것을 이뤄냈다. 오신환이 되면 과거에 이루지 못했던 변화와 발전이 하나씩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광진을은?
서울 광진을은 서울 '한강벨트'에 위치한 지역구 중 하나로 이번 총선은 '대리복수전'으로 관심을 끈다.
오신환 국민의힘 전 의원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맞붙기 때문인데 오 전 의원은 서울시에서 정무부시장을 지낸 '친오세훈계' 인사로 통한다. 바로 직전 선거인 지난 2020년 20대 총선에서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후보가 고 의원에게 단 2746표차(2.55%p)로 졌을 만큼 초접전이었다.
서울 광진을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15·16·18·19·20대 국회의원을 지낸 곳인 만큼 한 때 민주당 텃밭(양지) 중의 텃밭으로 여겨졌다.
반면 지난 20대 대선과 최근 지방선거에서는 내리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를 거둬 지역색이 크게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경호 현 광진구청장은 12년 만에 국민의힘에서 나온 당선자였다.
정치권에서는 서울의 광진을 지역이 중도층 표심을 확인할 수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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