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팔아 얼마 벌었나 봤더니… 4대 은행, 4년간 수수료 2.3兆 챙겨

김보연 기자 2024. 3. 1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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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4대 시중은행이 지난 4년간 주가연계증권(ELS) 등의 신탁 상품을 팔아 3조원의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H지수 ELS를 가장 공격적으로 판매한 KB국민은행이 신탁 수수료 이익으로 1조원을 거둬들였다.

통상 신탁 수수료 이익의 80% 안팎이 ELS 판매 수수료에서 나오는 것을 고려하면, 4대 은행이 홍콩H지수 ELS 등을 팔아 벌어들인 돈은 2조3300억원가량인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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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 수수료 3조원 육박…80%가 ELS 판매 수익
홍콩 ELS 판매 늘린 국민은행, 9830억원 거둬
홍콩H지수 ‘고점’인 2021년 집중 판매
그래픽=정서희

주요 4대 시중은행이 지난 4년간 주가연계증권(ELS) 등의 신탁 상품을 팔아 3조원의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H지수 ELS를 가장 공격적으로 판매한 KB국민은행이 신탁 수수료 이익으로 1조원을 거둬들였다. 국민은행은 지난 3년간 홍콩 H지수 ELS를 12조원 넘게 팔았다. 이는 나머지 은행이 같은 기간 판매한 금액(6조원)의 두 배 수준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각 은행의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벌어들인 신탁 수수료는 총 2조9066억원이다. 연도별 신탁 수수료 이익은 2020년 6321억원, 2021년 7878억원, 2022년 7011억원, 2023년 7855억원이다. 통상 신탁 수수료 이익의 80% 안팎이 ELS 판매 수수료에서 나오는 것을 고려하면, 4대 은행이 홍콩H지수 ELS 등을 팔아 벌어들인 돈은 2조3300억원가량인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9830억원으로 가장 높은 신탁 수수료 이익을 거뒀다. 이어 신한은행(7088억원), 하나은행(6908억원), 우리은행(5240억원) 순이다. 연도별로 보면 4대 은행 모두 2021년 신탁 수수료 이익이 전년 대비 가장 크게 늘었다. 홍콩H지수가 2021년 초 1만2000까지 오르며 고점을 기록하자 은행들이 전사적으로 ELS 판매를 늘렸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의 2021년 신탁 수수료 이익은 3076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신탁 수수료 이익은 1838억원, 1674억원으로 같은 기간 각각 10%, 22% 늘었다.

그래픽=정서희

올해 상반기 손실이 확정된 ELS는 2021년 초 판매분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실에 의뢰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4대 은행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판매한 홍콩H지수 ELS 판매 금액은 총 18조9900억원으로, 이중 67%(12조6800억원)가 2021년에 팔렸다. 국민은행은 2021년 한해 동안에만 8조원가량의 ELS를 팔았다.

금감원 조사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2021년 홍콩H지수의 변동성이 커졌음에도 ELS 판매 한도를 늘렸다. 국민은행 자체 규정에 따르면 ELS 기초자산이 되는 지수가 크게 오르거나 낮아질 경우 설정한 목표 금액의 50% 내에서만 상품을 판매해야 하지만, 국민은행은 되려 판매 한도를 80%로 증액했다.

또 국민은행은 당시 홍콩H지수 ELS 판매 실적을 인사 평가 지표인 핵심성과지표(KPI)에 과도하게 반영해 무리한 판매를 유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0점 만점인 KPI에서 ELS 판매와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배점은 410점이었다. 인사 고과에 영향을 미치는 KPI 점수를 올리기 위해선 직원들이 ELS 판매를 늘리지 않을 수 없었던 셈이다.

비이자이익 확대에 주력해 온 은행들은 올해 신탁 수수료 감소에 따른 실적 부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비이자이익은 외화·신탁·신용카드·뱅킹(이체)·방카슈랑스·펀드 등을 통해 얻는 수수료 이익인데, 이중 신탁 수수료 비중은 평균 20~30%다. 우리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이 현재 홍콩H지수 ELS 상품 판매를 중단한 가운데 ELS 판매 규제가 도입되면 은행들의 비이자이익은 더 줄 수밖에 없다. 은행 관계자는 “올해 은행의 ELS 판매는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며 “신탁 수수료 이익이 급감하면 비이자이익을 늘리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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