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테크 안해요”… ‘재건축’ 공사비 급등에 몸사리는 투자자들
서울 노른자위 사업장서도 공사비 갈등
“시공사 선정 후 이렇게 공사비 오른 적 없어”
“토허제 실거주 의무도 한 몫… 거리감 생겨”
직장인 이씨(43·여) 재건축 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인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일대에 이른바 ‘몸테크’를 계획 중이었다. 하지만 최근 공사비 급등으로 이곳 저곳에서 공사를 멈춰서는 경우가 발생하자 마음을 바꿨다. 신축은 가격이 너무 비싸 접근하기 어려워 주변의 준신축을 찾아 나서기로 한 것이다. 이씨는 “과거에는 ‘몸테크’를 해 분담금을 어느 정도 내고 새 아파트 들어간다는 확신이 있었다”면서 “지금은 공사비 급등으로 분담금도 과도하게 비싸지고 공사도 반드시 마무리 된다는 확신도 없어 마음고생만 할 것 같다”고 했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원자재 가격, 인건비 등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인 단지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당초 계약했던 공사비에서 많게는 배가 늘어나 조합과 시공사가 갈등을 겪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3년간(2020년 12월~2023년 12월) 건설자재지수는 106.4에서 144.2로 35.6% 상승했다.

서울의 노른자위에 있는 단지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 도심과 가까운 서대문구 홍제3구역 재건축 조합은 시공사와 2020년 계약 당시 공사비는 3.3㎡당 512만원이었다. 그러나 시공사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설계변경을 이유로 898만원을 요구했다. 조합은 고급 마감재를 포기하고 공사비를 낮춰줄 것을 논의하고 있다.
송파구의 잠실진주도 마찬가지다. 3.3㎡당 660만원 수준인 공사비가 900만원까지 오르자 고급 자재를 포기했다. 공사비는 823만원 수준에서 얘기가 오간다. 서대문구 북아현2구역의 경우 공사비가 4년새 두 배 가까이 올랐다. 2020년 계약 공사비는 3.3㎡당 490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공사비가 859만원까지 올랐다. 조합과 시공사는 수 차례 논의를 거쳐 748만원 수준으로 결정했다.
재건축 단지들이 공사비와 관련해 문제를 겪는 일이 늘어나자 그 인기도 예전만 못하다.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하는 서울의 월간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살펴보면 지난 1월 20년 초과 아파트가 93.3으로 가장 낮았다. 가장 매매가격 지수가 높은 건 10년 초과~15년 이하인 아파트가 96.5를 기록했다. 그 다음은 5년 초과~10년 이하의 매매가격지수가 95.1을 나타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자잿값이 폭등한 부분이 아직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재건축 사업에서 시공사를 선정한 이후에 이렇게 까지 공사비가 오른 경우는 없었다”고 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곳은 실거주 의무가 있다 보니 예전처럼 전세를 주고 다른 곳에서 살기가 어려워졌다”면서 “그러다 보니 중장년층은 물론 30~40대도 피하게 되는 측면이 없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사비 인상이 추가 분담금 증가로 이어지고 재건축 부담금 까지 납부해야 하니 수요자들이 거리감을 두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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