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화랑 "2024 예감전, 모혜준·우병윤·이상덕·이채영 주목"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2024. 3.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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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선화랑은 13일 서울 종로구 선화랑에서 2024 예감_'자연 회귀적 열망: The Longing to Return to Nature' 주제로 작가 모혜준, 우병윤, 이상덕, 이채영 4인의 그룹전 기자간담회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선화랑의 예감전은 귀추가 주목되는 작가의 역량과 비전을 보여주는 자리이다. 2024.03.12.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모혜준, 우병윤, 이상덕, 이채영 작가를 주목해 주세요"

서울 인사동 선화랑이 13일부터 펼치는 '2024 예감전'은 귀추가 주목되는 작가의 역량과 비전을 보여주는 전시다. 올해 선보이는 4명(모혜준, 우병윤, 이상덕, 이채영)의 작가는 자연의 순환이라는 주제에 맞게 작업하는 작가들을 초대했다.

'자연 회귀적 열망'을 타이틀로 흘러가는 시간에 맞서 진득하게 작업하는 작가들의 내공을 살펴볼 수 있다. 밀도감 있는 작업인 회화 총 40점을 전시했다.

1전시실은 모혜준 작가와 우병윤 작가의 작품으로 구성했다. 두 작가는 자신만의 재료와 물성, 행위가 조화를 이루며 반복과 중첩의 과정으로 이루어진 추상적인 화면을 선보인다. 2전시실은 이상덕 작가와 이채영 작가가 시각적 경험과 기억에서 기인한 풍경을 묘사하며 심상을 담아낸 작품을 전시한다.

선화랑 원혜경 대표는 "4인의 작가 공통점은 평면적 화면 위로 시간을 머금은 흔적과 반복, 순환의 과정이 쌓여있고 이는 자연의 순리와도 직결되어 보인다"며 "진정성 있는 내면 탐구를 통해 또 다른 사유의 시간을 제공하는 작품들은 빨리빨리 세상에서 느림의 미학을 다시 한번 일깨우고 있다"고 소개했다. 전시는 4월13일까지.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선화랑 2024 예감_'자연 회귀적 열망: The Longing to Return to Nature' 전에 선보인 모혜준 작가. 2024.03.12. pak7130@newsis.com

모혜준 작가는

"작업의 루틴과 일상의 루틴은 힘듦과 기쁨이 공존하는 과정이 유사하다."

모혜준(52)의 작업은 균일하고 일정한 듯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금씩 다른 선들의 집합체이며 펜의 뭉침과 성김, 색의 휘발로 인해 예기치 못한 이미지 또는 우연적인 효과를 마주하게 한다.

중앙대학교 한국화과 출신으로 한지에 펜으로 그린 촘촘하게 그린 노동집약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판화 작품에서 찍혔을 때 보이는 작고 자잘한 화면의 결을 보고, 문득 직접 만들어 내 보고 싶었다. 펜을 사용해 짧고 반복적인 선들을 그어 그 결을 만든다. 내가 만든 결은 삶의 반복과 예기치 못한 사건을 담았는데, 이것은 시간을 사유하는 과정이자 노력의 결실과 성장의 흔적이다. 이 반복의 선들이 만든 결은 마치 인생의 조각들이 천천히 쌓여 성장하며 치유하는 과정과 같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선화랑 2024 예감_'자연 회귀적 열망: The Longing to Return to Nature' 우병윤작가. 2024.03.12. pak7130@newsis.com

우병윤 작가는

우병윤(36)작가는 석고와 물감을 쌓아 올린 거칠고 투박한 작품을 선보인다. 점, 선, 면, 색과 같이 기본적인 조형요소들이 화면 위 공간에서 서로 경계를 오가며 규칙적인 패턴인 듯 보이지만 불규칙적인 구조를 이룬다 무질서한 듯 얽히고 섞인 하나의 총체가 된다는 자체가 만물이 상호 연관된 ‘관계의 망’으로도 보여진다.

"석고로 결을 만들어 낸 밑바탕 위에 미세한 명도의 차이로 채색하며 일차적으로 완성된 형태의 그림을 그리고 다시 그 표면을 선의 형태로 긁어내며 물감 아래에 있는 석고가 드러나게 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함으로써 ‘그림 위에 그림’ 이라는 두 가지의 그림이 인과적인 관계나 시간과 공관의 관념성을 지니지 않고 있는 그대로 겹치는 특성을 보인 형태로 작업을 하고자 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선화랑 2024 예감_'자연 회귀적 열망: The Longing to Return to Nature' 이상덕 작가. 2024.03.12. pak7130@newsis.com

이상덕 작가는

"현대인들에게 뗄 수 없는 스마트폰과 모니터 안으로 경험하게 되는 가상세계는 실질적인 주변 환경과 자연을 직접 대면했을 때의 시각적 경험과 정신적 충격과 정서적 감동을 오히려 가두는 경향이 있다. 현대인의 닫힌 시공간의 장막을 한 겹씩 걷어내어 전방위를 넘나들 수 있도록 작가의 화면을 통해 창구가 되어주고자 한다."

이상덕(42)작가는 작품 화면 안에 착시를 의도적으로 설계하여 우리에게 다른 시각과 공간을 보고 느끼게끔 한다.

콜라주를 활용하고 구성하여 새롭게 공간의 깊이를 만들어내고 그림자를 추가하여 현실인지 가상인지를 모호하게 하는 흥미로움을 선사하지만 좀 더 다양성과 여유로움을 갖기를 원하는 작가의 바람이 곁들여 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선화랑 2024 예감_'자연 회귀적 열망: The Longing to Return to Nature' 이채영작가. 2024.03.12. pak7130@newsis.com

이채영 작가는

메마른 겨울의 도회지, 기업이 떠난 산업 지대의 공장과 창고 등은 도시를 벗어나 외곽에서 마주할 법한 풍경들을 전한다.경쟁에서 밀려나고 사라져가는 산업화 시대의 퇴색된 기록처럼 느껴지기도 한 화면은 고요한 정적이 팽배하고 멈춰진 시간에 서있는 것 같다. 감정을 절제한 채 먹의 농담을 이용해 모노크롬의 채도로 대상의 정교한 관찰과 기록으로 채웠다.

"누구나 마주칠 수 있는 평범하고 익숙한 일상의 장소들이지만, 대부분 스쳐지나가는 소외된 도시의 풍경들 속에서 느껴지는 비정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아주 고독하기도 한 것들이 뒤섞여 있는 풍경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채영(40)작가는 "작품 속에서 현실과 비현실이 뒤섞인, 의식과 무의식이 교차하는 장소가 우리의 세계라는 것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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