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종섭 특검' 조국당 '한동훈 특검'…정권심판론 협공

이종희 기자 2024. 3.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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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수사 외압과 한동훈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부각
정권심판론 부각하며 총선 정국서 주도권 잡기 나서
조국혁신당 진보-중산층 지지 견인…심판론 되살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이용선(왼족) 외통위 간사, 유동수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종섭 특검법을 의안과에 제출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3.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각각 '이종섭 특검법', '한동훈 특검법'을 앞세워 여권을 협공하며 '정권심판론' 확산에 나섰다. 4·10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에 휩싸인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의 호주 대사 출국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자녀 입시비리 의혹 등에 대한 공세를 통해 정권심판론을 부각하며 총선 정국 주도권 잡기에 나선 모양새다. 최근 조국혁신당이 진보와 중도층 지지를 견인하며 상승세를 타면서 정권 심판론이 되살아나는 기류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 비례는 조국당)를 강조하며 윤석열 정권 심판 바람몰이에 공조하고 나선 것이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 당론으로 '이종섭 특검법'을 발의해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 155명 전원이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종섭 특검법'의 법안명은 '순직 해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도피성 출국 과정 위법행위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다.

해당 법안은 해병대원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의 수사를 받다가 주호주대사에 임명돼 출국한 이 전 장관과 관련해 대통령실, 법무부, 외교부 등을 수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전 장관은 해병대원 사망 사건 수사 과정에서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의 혐의를 적시한 해병대 수사단의 보고서를 받고 결재했다가, 돌연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고 지시해 외압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장관은 민주당이 해병대원 순직 사건 문제를 앞세워 탄핵을 추진하던 지난해 9월 장관직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공수처에 고발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던 중 지난 4일 주호주대사로 임명됐다.

대사 임명 이후 이 전 장관이 공수처로부터 올 1월 출국금지 조치를 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민주당은 "핵심피의자를 해외로 도피시키려고 한다"며 연일 파상공세를 가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 7일 공수처에 출석해 4시간여에 걸쳐 조사를 받았고, 법무부는 이튿날 출국금지를 해제했다. 외교부는 출국금지 상태인 이 전 장관에게 외교관 여권을 발급해 논란이 됐다. 이 전 장관은 지난 10일 호주로 출국했다.

민주당은 이 전 장관의 출국 과정을 권력 기관에 의한 국기 문란 행위로 규정했다. 이에 법무부·외교부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 전 장관 출국과 관련된 당국자들에 대한 고발도 진행할 계획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관련 상임위를 열고 국기문란 행위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함께 특검법은 물론이고 법무부·외교부 장관을 포함한 관련자 전원을 고발 조치하고 장관에 대한 탄핵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여당은 야당의 이종섭 특검법 발의에 대해 "선거에 악용하려는 정치 공세"라며 비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전 장관이 호주 대사로 부임한 것과 관련해서 자꾸 선거를 앞두고 해외 도피라든지 이런 프레임으로 정치적으로 선거에 악용하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야당의 특검법 발의에 대해 "수사결과 원하는 답을 듣지 못한다고 해서 번번히 특검을 남발하는 건 여러 가지로 소모적이고 낭비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총선 공약을 발표하기 전 넥타이를 고쳐매고 있다.2024.03.12. suncho21@newsis.com

조국혁신당은 22대 국회에서 '한동훈 특검법' 발의를 예고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전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2대 국회 첫 번째 행동으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 조국혁신당 1호 특검발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법안 발의 배경에 대해 "여러 범죄의 의혹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수사조차 받지 않았던 검찰독재의 황태자 한동훈 대표가 평범한 사람들과 같이 공정하게 수사받도록 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받드는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한동훈 특검법의 정식 명칭은 '정치검찰의 고발사주 의혹·윤석열 검찰총장 징계관련 의혹·딸논문 대필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이다.

특검법의 수사 대상은 검찰이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유시민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 최강욱 의원 등을 고발하도록 사주했다는 고발사주 의혹'이다.

또한 법무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징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패소하고 상고를 포기한 사건도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딸 논문대필 의혹도 수사 대상으로 올렸다.

조 대표는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해야 한다"며 "특히 검사 출신 대통령이라고, 검사 출신 집권여당의 대표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가 직접 '한동훈 특검법' 추진 의사를 밝힌 것은 '윤석열 정권 조기 종식'을 내세운 조국혁신당의 선명성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특검법'에 대해 "정치술수"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권력을 찬탈한 뒤 이를 이용해 자신의 범죄 혐의를 덮어 보겠다는 정치 술수에 불과하다”며 “조국혁신당은 ‘조국방탄당’으로 당명을 바꾸는 게 맞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2paper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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