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비례 순번…'김종인의 길이냐', '김대중의 길이냐'

김상범 기자 2024. 3.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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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사주·자녀 논문 대필·에세이 표절 의혹’ 한 위원장 조준
조국혁신당 비례후보 모집에 101명 신청…18일 순번 발표
당대표 당선권 배치 여부 큰 관심…사법 리스크 변수 꼽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앞서 당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mjw@kyunghyang.com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2일 “22대 국회 첫 번째 행동으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4·10 총선 비례대표 출마를 공식화한 조 대표는 첫 행보부터 여당을 향해 날을 세우는 모습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비례정당 지지율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는 조국혁신당은 오는 18일 비례 후보자 최종 순번을 결정한다. 조 대표 본인이 받게 될 후보자 순번에 관심이 쏠린다.

조 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 독재정권 조기종식과 사법정의 실현을 위해 22대 국회에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고발사주 의혹 및 자녀 논문 대필, 에세이 표절, 봉사활동 시간 부풀리기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꼽았다. 지난 3일 창당한 이후 조 대표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연 것은 처음이다.

조국혁신당은 이날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의 비위 의혹을 처음 제보한 강미정 전 아나운서를 영입했다. 이 검사는 검찰 내 ‘윤석열 사단’으로 알려져 있으며 강 전 아나운서는 이 검사의 처남댁이다. 강 전 아나운서는 “무도한 정치검찰의 횡포를 막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은 오는 15일 비례대표 20인 명단을 발표하고 18일 최종 순위를 결정한다. 전날 마감된 후보자 모집에는 총 101명이 몰렸다.

조 대표가 몇번에 배치되느냐도 관심사다. 통상 당대표가 출마하는 비례대표 선거에서는 대표 본인의 순번이 당선권에 드는지 여부가 정치적 진정성을 가늠하는 잣대로 꼽히곤 한다. 예컨대 2016년 20대 총선에서 김종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남성 후보로서는 가장 첫 번째 순위인 2번에 자신의 이름을 넣었다가 ‘셀프 공천’ 논란을 빚었다. 이는 1996년 15대 총선에서 김대중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총재가 전국구(비례대표) 후보자 중 후순위인 14번에 이름을 올린 것과 대비된다는 비판을 받았다.

조국혁신당의 비례 순번은 당원 및 국민참여선거인단 투표로 정해진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열린민주당이 사용한 제도와 유사하다.

현재로서 조 대표는 당선이 확실한 앞쪽 순번을 할당받을 가능성이 높다. 국민참여선거인단은 일반 시민들로 구성되지만, 당 지지자 혹은 당원의 권유로 참여하는 지인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조 대표 열성 지지층 의사가 반영될 여지가 크다.

조 대표는 이날 순번 관련 질문에 “(당의) 비례 후보 관리에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에 일절 답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앞 순번을 배정받은 뒤에도 조 대표 본인의 정치적 결단에 따라 추후 후순위로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 조국혁신당은 여러 조사에서 비례 지지율 10% 후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12석 안팎을 확보할 것으로 점쳐진다.

사법 리스크는 변수다. 그는 자녀 입시비리 혐의 등으로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이번 총선에서 원내 입성하더라도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조 대표는 이날 “대법원 판결이 나쁜 쪽으로 나오는 경우에도 당과 국민들이 제 뜻과 마음을 이어받아 윤석열 정권과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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