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직구도 잠식 당하나…‘알리發 충격’ 더 커진다

김정유 2024. 3. 13. 05:4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알리발 쇼크'가 확산하고 있다.

국내 제조업체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가운데 알리 중심의 역직구가 확대된다면 시장 전반의 '알리 쏠림' 현상이 더 가속화된다는 점이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알리가 국내 기업 대상으로 역직구까지 강화하게 되면 결국 우리 시장에 대한 위협이 더욱 커지는 셈"이라며 "중소 제조업체들을 위해서라도 국내 플랫폼들은 한국 시장을 지키기 위한 고민을 시작해야 하고 이에 맞춰 정부의 역할도 더 커져야 한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블랙홀이 된 알리]①알리, 곧 韓기업 대상 역직구 지원안 발표
당장은 해외진출 도움되지만…플랫폼 종속 우려
중소업체들 “도태될까 두려워, 선택여지 없어”
‘알리쏠림’ 가속화, “장기적 생존전략 필요”

[이데일리 김정유 김미영 기자] “중국 이커머스가 국내 시장을 잠식할 텐데 역직구까지 지원해준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 우리 같은 중소 제조업체들은 대세(알리익스프레스)를 거스를 수 없다. (지금도 힘든데) 참여를 안 하면 더 도태될까 두렵다.”(서울 성수동 귀금속 중소기업 A사 대표)

알리익스프레스 광고 영상 캡쳐.
‘알리발 쇼크’가 확산하고 있다. 파격적인 가격과 무료 배송을 무기로 소비자를 사로잡은 알리가 블랙홀처럼 국내 제조업체들까지 대거 흡수할 전망이다.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한다는 명목이지만 자칫 역직구 시장 전반을 잠식하면서 국내 중소 제조업 전반이 알리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래픽= 김일환 기자)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알리는 이달 중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한국에서 세계로’ 프로그램을 시행할 예정이다. 아직 정확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간 알리의 사업 운영 방식을 보면 과감한 수수료 정책부터 상품 기획, 마케팅 등을 지원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표면상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지원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유통업계에선 알리 중심의 역직구 시장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그간 무서운 속도로 국내 소비자들과 판매자들을 흡수해왔던 알리가 플랫폼 종속을 통해 국내 중소 제조업까지 장악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현재도 국내 제조 중소기업들은 알리,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로 인해 설 자리를 잃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마트나 전통시장에 납품하는 의류, 신발, 잡화 업체들이 대표적이다.

서울 도봉구에서 신발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김 모대표는 “우리가 제조하는 구두만 해도 4만~5만원대인데 중국 알리를 통해 들어오는 제품들은 1만~2만원대”라며 “이 분야 제조 중소기업들은 이대로라면 적어질 수밖에 없고 현재도 업계 전반에 타격이 심하다”고 토로했다.

국내 제조업체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가운데 알리 중심의 역직구가 확대된다면 시장 전반의 ‘알리 쏠림’ 현상이 더 가속화된다는 점이다. 알리의 역직구 지원이 당장은 국내 기업들에게 도움을 주겠지만 장기적으론 선택지가 없어지며 알리에 종속될 가능성이 우려돼서다.

실제 현재 많은 국내 제조업체들은 어쩔 수 없이 생존을 위해 알리의 역직구 사업 참여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알리 쏠림이 심해지자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도 알리에 따른 시장 영향 등에 대해 연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알리가 국내 기업 대상으로 역직구까지 강화하게 되면 결국 우리 시장에 대한 위협이 더욱 커지는 셈”이라며 “중소 제조업체들을 위해서라도 국내 플랫폼들은 한국 시장을 지키기 위한 고민을 시작해야 하고 이에 맞춰 정부의 역할도 더 커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유 (thec98@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