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점하셨으니 점수 한 번 내드려야죠" 류현진-김태균은 잊어라!... 이제 한화엔 24세 홈런왕이 있다 [MD대전]
[마이데일리 = 대전 심혜진 기자] 한화 이글스 류현진(37)이 시범경기 첫 등판을 호투로 마무리한 가운데 팀은 투타 조화가 완벽했다. 류현진과 새 4번 타자 노시환(24)의 합작품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류현진은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3안타 무4사구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2012년 10월 4일 대전 넥센전 이후 12년만, 4177일만에 대전 마운드에 섰다. 이날 경기장에는 무려 3500명의 팬들이 찾았다. 류현진을 보기 위해서 새벽부터 도착해 기다린 팬들도 있었다.
그렇게 팬들의 함성 속에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칼제구를 선보였다. 최고 구속 148km, 평균 구속 144km의 직구(9개), 커터(10개), 커브(11개), 체인지업(12개)을 섞어 던졌다. 투구수는 총 62개였다.
마운드에서 류현진이 호투했고, 타선은 1회부터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4번타자로 나선 노시환이 1회 첫 타석에서 3점 홈런을 쳤고, 타자 일순 후 돌아온 두 번째 타석에선 2타점 적시타를 쳐 홀로 5타점을 쓸어담았다.
노시환의 2안타 1홈런과 함께 4안타, 사사구 7개를 묶어 대거 9점을 뽑았다.
류현진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질 수 밖에 없다. 한화 시절 '소년 가장'으로 불렸던 류현진은 홀로 마운드에서 외로운 싸움을 해왔다.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최소 실점으로 막아낸 경기가 많았지만 그때마다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다른 양상이 예고되고 있다. 시범경기 첫 판이었지만 투타 조화가 좋았다.
에이스와 4번 타자의 합작품은 한화가 가장 기대하는 최고의 시나리오일 것이다.
류현진은 "시범경기라 아쉽다. 오히려 이닝이 길어져서 타자들한테 아웃되라고 장난치기도 했다. 정규시즌 때도 많은 득점이 나오면 좋겠다"고 웃어보였다.
내야 수비도 안정적이다. 채은성의 실책이 있긴 했지만 빠른 타구라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내야수들의 수비 능력이 한층 향상되면서 류현진으로서는 믿고 던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류현진은 "내야 수비가 안정적이었다.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투수라면 야수들을 항상 믿고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비 도움을 받지 못했던 시절의 기억을 묻자 "고생하지 않았다. 기억에 없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자 4번 타자 노시환이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류현진) 선배님이 1회 실점하셔서 점수를 한 번 내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마침 홈런이 되서 편하게 해드린 것 같다. 시즌 때도 이런 모습 보여드리겠다"며 웃어보였다.
류현진이 토론토 시절 3루엔 맷 채프먼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었다. 이에 노시환은 "실력은 모르겠지만 자신감만큼은 채프먼보다 위라고 생각한다. 수비에 자신감이 붙었다"면서 "채프먼보다 더 든든한 3루수로서 수비 요정이 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류현진의 투구를 뒤에서 보는 노시환은 "살면서 본 투수 중에 가장 제구력이 좋은 투수라고 생각한다. 청백전할 때도 느꼈지만 어이없는 볼이 하나도 없다. 모든 구종을 던지고 싶은 데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계신 것 같다"며 "수비할 때도 편했다. 템포가 빠르시고 제구력이 좋기 때문에 수비 시간이 짧고,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신다"고 존경심을 보냈다.
이제 류현진-김태균을 추억하던 시대는 갔다. 2000년대 후반 한화에는 마운드와 타선에 팀의 상징 류현진과 김태균을 빼놓을 수 없다. 류현진은 에이스로 활약했고, 김태균은 4번 타자로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이끌었다. 김태균이 일본 프로야구에 다녀온 뒤 돌아와 2012년을 함께 뛰고 이들은 해체됐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로 갔고, 김태균은 은퇴를 했기 때문이다.
이후 세월이 흘러 류현진은 12년 만에 돌아왔지만 김태균은 없다. 하지만 김태균의 후계자 노시환이 있다. 돌아온 에이스 류현진과 新 4번 타자의 합작품이 팬들을 더욱 설레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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