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폭발 K미용기기…줄줄이 리즈 갱신
국내 주요 미용 의료기기 기업이 지난해 줄줄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주요 장비와 소모품 공급이 함께 늘며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최근 글로벌 미용 의료기기 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며 수요가 꾸준하단 분석이다. 글로벌 미용 의료기기 시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기술 경쟁력을 입증한 국내 기업의 선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관심을 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클래시스와 제이시스메디칼, 원텍, 비올 등 국내 주요 미용 의료기기 전문기업이 나란히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그만큼 글로벌 미용 의료기기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활약이 계속되고 있단 의미다.
클래시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1801억원, 영업이익은 89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7%, 30.1% 늘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상승하며 장비와 소모품 매출이 함께 늘었다. 비올은 지난해 매출액이 425억원, 영업이익이 22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6.7%, 72.8% 늘었다. 실펌엑스와 스칼렛 등 주요 품목의 공급 확대와 소모품 매출 증가 등이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매출 성장세도 대단하지만 50%를 훌쩍 넘는 영업이익률이 눈에 띈다.
올해 전망도 밝다. 클래시스는 올해 예상 매출액으로 2250억원을 제시했다. 역대 최고 매출액인 지난해보다 약 24.9% 증가한 수치다. 제이시스메디칼과 원텍, 비올은 자체적으로 올해 예상 실적을 공시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선 모두 최고 실적 경신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미용 의료기기 시장은 소득 수준 향상과 소셜미디어(SNS) 영향력 확대,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 등으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미용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2021년 약 150억달러(약 19조6500억원)에서 2030년 약 389억달러(약 50조 9800억원)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미용 의료기기 기업들은 레이저와 초음파(HIFU), 마이크로니들RF(고주파) 등 다양한 종류의 장비를 두루 개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R&D(연구개발)를 선도하고 있단 평가를 받는다.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춰 미국과 유럽, 중남미, 아시아 시장에서 장비와 소모품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미용 의료기기 시장에서도 한국산 제품의 기술 경쟁력에 대해선 인정하는 분위기란 설명이다. 특히 미용 의료기기 시장은 장비 공급이 늘수록 소모품 매출이 덩달아 증가하는 구조라 다른 산업보다 높은 이익률을 지속하기 수월한 편이다.
최근엔 피부 잡티 제거 등 단순 치료에서 벗어나 얼굴 지방 제거와 염증 회복, 항노화 등 다양한 영역으로 적응증을 확장하려는 연구 노력도 활발하다. 글로벌 미용 의료기기 시장에서 신기술 개발이나 적응증 확장 등을 한국 기업이 주도하고 있단 평가도 나오는 이유다. 국내 산업 특성상 IT와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융합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환경도 미용 의료기기 기술 향상의 배경으로 볼 수 있다. 또 한국 미용 기술이나 시술 능력에 대해 해외시장에서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국내 미용 의료기기의 해외 진출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측면도 있다.
다만 미용 의료기기 제품의 기술적 장벽이 높지 않아 시장이 커질수록 국내외 기업 간 특허 다툼이 발생할 여지가 있는 점은 변수다. 또 미용 시장은 유행이 비교적 빠르게 변하는 분야라 기술 혁신을 지속하지 못하면 지배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한 미용 의료기기 회사 대표는 "글로벌 주요 미용 의료기기 기업을 보면 요즘엔 기술 개발보다 M&A(인수합병)를 통한 외형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며 "R&D 혁신은 한국 기업이 주도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피부과 등 미용 의료의 인프라가 매우 좋다"며 "거기다 산업 전반적으로 IT와 제조 역량이 뛰어나 미용 의료기기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여건이 잘 마련된 편"이라고 설명했다.
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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