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값, 앞으로 반 년은 답 없다…수입 바나나·오렌지로 버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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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에 견줘 가격이 70%쯤 오른 사과를 필두로 고공 행진 중인 과일 가격이 겨우 안정화한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올가을 햇과일이 나오기 전까지는 과일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자칫 물가 상승을 재차 촉발해 소비 위축을 낳을 거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12일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조사 결과를 보면, 2월 과실(과일) 물가는 1년 전에 견줘 40.6%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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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40년 만에 최대 격차…인플레 둔화 흐름 ‘찬물’
정부, 생과일·과일 가공식품에 수입 할당관세 적용
1년 전에 견줘 가격이 70%쯤 오른 사과를 필두로 고공 행진 중인 과일 가격이 겨우 안정화한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올가을 햇과일이 나오기 전까지는 과일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자칫 물가 상승을 재차 촉발해 소비 위축을 낳을 거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상반기 중 물가상승률 2%대 조기 안착’을 내걸었던 정부는, 하필 총선을 앞두고 소비자 체감도가 높은 농산물 가격이 들썩이자 연일 분주한 모습이다. 그래도 뾰족한 묘책은 없는 형편이다.
12일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조사 결과를 보면, 2월 과실(과일) 물가는 1년 전에 견줘 40.6% 올랐다. 2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1%)과 격차가 37.5%포인트나 된다. 이 격차는 과실 물가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5년 1월 이후 약 40년 만에 가장 크다. 지난달 과실 물가 상승률은 1991년 9월(43.7%) 이후 32년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워낙 가파른 오름세인 탓에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과일 품목의 기여도는 0.57%포인트나 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3.1%) 가운데 약 5분의 1을 과일값 상승이 차지했다는 의미다. 통상 0.1%포인트 수준에 그치곤 했던 과일의 물가 기여도가 0.57%포인트까지 오르자, 물가 당국자들은 “무시무시한 수준”, “전에 본 적 없는 역대급 기여도” 등의 반응을 내놓고 있다. 과일과 달리, 축산물과 수산물의 물가 기여도는 각각 0.03%포인트, 0.02%포인트에 그쳤다.
가파른 과일 가격 오름세에 맞닥뜨린 정부의 속내는 몹시 복잡하다. 지난달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는 1년 전에 견줘 2.5% 올랐다. 지난해 3월 4.0%에서 완만한 내림세를 이어오며 20개월 만에 처음으로 2%대에 진입했다. 경제주체들의 고통을 감수하고 금리를 끌어올린 한국은행 통화정책이 오랜 기다림 끝에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셈이데, 이런 와중에 개별 품목의 ‘수요-공급’에 따라 큰 폭으로 가격이 등락하는 농산물에 발목이 잡히자 “사과가 원망스럽다”는 반응이 많다.
한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길게 보면 물가가 얼마나 빨리 꺼지느냐 천천히 꺼지느냐의 문제이지 다시 올라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다만 당장 과일 가격은 오름세가 워낙 가파르고 전체 물가 기여도가 높아 특별히 예의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사과를 대체할 과일을 공급하는 등 할 수 있는 건 다 하려고 하지만, 올가을 햇과일 출시까지는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앞서 정부는 3~4월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에 역대 최대 수준인 6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고, 기존의 바나나·오렌지·파인애플·자몽·망고·아보카도뿐 아니라 만다린·두리안·파인애플주스에도 수입 할당관세(저율)를 적용해 수입량을 늘리기로 했다.
올해 과일 등 농산물 생산과정에서 지난해와 같은 냉해·병충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자칫 2년 연속 작황 부진으로 이어지면 인플레 둔화 속도가 더욱 느려질 수밖에 없어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월부터 과수생육관리 협의체를 꾸려 작황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며 “냉해 예방이나 과수 화상병 약제 지원 등을 계속 점검해가겠다”고 밝혔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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