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듀오' 정봉주·김준혁의 본선 리스크... "제2의 김용민 될라"

강윤주 2024. 3. 13.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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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은 일부 '친이재명(친명)'계 후보들의 성비위·막말 전력이 '본선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민주당은 2012년 총선에서 지지율 고공행진을 벌이다 '나꼼수' 멤버 출신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으로 참패한 전례가 있다.

한 민주당 당직자는 "막말은 한번 터지면 구도도, 인물도 상쇄할 만큼 선거판을 뒤흔드는 폭탄"이라며 "강경 발언을 일삼아온 친명 인사들의 입에 본선 승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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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횡사' 제물 박용진·박광온 꺾고 
'친명 자객' 승리한 정봉주·김준혁 
과거 막말 발언 알려지며 논란 
鄭 "DMZ 지뢰 발목 경품 주자"
정치인·누리꾼 향해 욕설·폭언도
'이재명 찬양' 김준혁, 박정희 비하
"경선 승리 하늘의 계시" 사과도
더불어민주당 4·10 총선에서 박용진(재선) 의원을 꺾고 서울 강북을 후보로 확정된 정봉주 전 의원(왼쪽). 박광온(3선) 의원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며 경기 수원정 공천장을 따낸 김준혁 당 전략기획부위원장. 두 사람 공히 과거 막말 발언이 알려지며 논란이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은 일부 '친이재명(친명)'계 후보들의 성비위·막말 전력이 '본선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경선 통과를 위해 '센' 발언으로 강성 지지층에 어필했지만, 중도층까지 끌어안아야 할 본선에서는 도리어 발목 잡히는 '패배의 족쇄'가 될 수 있어서다. 민주당은 2012년 총선에서 지지율 고공행진을 벌이다 '나꼼수' 멤버 출신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으로 참패한 전례가 있다.

'험한 입'은 이른바 비명횡사 공천을 이끌어낸 친명 자객 후보들에게서 두드러진다. 대표적으로 서울 강북을에서 현역 박용진 의원(재선)을 꺾고 16년 만에 배지를 노리는 정봉주 전 의원이 꼽힌다. 정 전 의원은 나꼼수 출신으로 2020년 총선 당시 성추행 사건 '미투' 논란이 불거지며 공천장을 받지 못했다. 당장 녹색정의당에선 "성추행 사건 논란으로 정계 은퇴까지 했던 인물이다. 친명이라면 미투 가해자도 공천하는 게 민주당 공천이냐"며 공천 철회를 촉구했다.

2012년 4월 8일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총선 후보로 나선 김용민(노원갑) 후보가 서울광장에서 열린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꼼수다' 팬 미팅에서 참석자들의 환호에 화답하고 있다. 나꼼수 멤버인 주진우(왼쪽) 시사인 전 기자와 김어준씨가 또 다른 멤버인 정봉주 전 의원의 사진을 들고 함께 서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막말도 논란이다. 정 전 의원은 2017년 인터넷방송에 나와 'DMZ(비무장지대)에서 발목지뢰를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을 경품으로 주자'는 취지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2015년 북한이 매설한 목함지뢰로 부상당한 병사들을 모욕하는 "반인륜적 망언"이란 비판이 제기됐지만 사과하지 않았다. 그가 4년 전 총선에 도전하며 금태섭 전 의원을 향해 "너 한번 만나면 죽여버려. K머시기! 이 X만 한 XX야! 전국 40개 교도소 통일된 조폭이 내 나와바리(구역)야"라고 폭언을 했던 사실도 금 전 의원의 폭로로 터져 나왔다. 정 전 의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비난 댓글을 다는 누리꾼들에게 욕설도 서슴지 않았다.

이재명 대표를 정조에 빗대는 '이재명 찬양'에 힘입어, 박광온 의원(3선)의 아성을 무너뜨린 김준혁 전략기획부위원장의 신중치 못한 과거 언행도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다. 김 부위원장은 2019년 김용민씨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밤마다 여자애들 끼고 시바스리갈 처먹고" "하다 하다 더 데려갈 연예인도 없어 여고생들까지 불러가지고" "박정희와 최태민, 두 사람이 뽕 같은 거 맞아 가지고 여자들 데리고 파티를 하는 거지" 등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쏟아냈다.

김 부위원장은 공천이 확정된 다음 날 친야 성향의 김어준씨 유튜브 방송에서 승리 비결로 "하늘의 뜻" "하늘의 계시"라고 밝혔다. 이에 친명 지지자들조차 "중도층에선 경거망동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비판하자 곧바로 사과했다. 한 민주당 당직자는 "막말은 한번 터지면 구도도, 인물도 상쇄할 만큼 선거판을 뒤흔드는 폭탄"이라며 "강경 발언을 일삼아온 친명 인사들의 입에 본선 승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정 전 의원은 공천 확정 이후 외부 인터뷰를 중단하며 별다른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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