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판 흔든 '지민비조'…조국, 한동훈 겨냥 '정권심판론' 탄력
조국혁신당 급부상, 총선 전체 판세에도 영향
조국, 한동훈 심판 앞장…이재명 vs 한동훈 구도 재편
尹 vs 이재명…한동훈 등장에 흐려졌던 '정권심판론' 강화
與, 반윤(反尹) 정당들에 포위된 상태서 선거 치르는 형국
조국혁신당의 초반 기세가 거세다.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에 투표하라는 야권 지지층을 향한 전략이 먹혀들면서 예기치 못한 시너지가 발생하는 형국이다.
이 같은 결합은 임박한 4·10 총선의 판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월 더불어민주당은 공천 파동을 거치면서 고전했다. 자칫 지지층이 이탈할 수 있는 상황에서 조국혁신당이 민주당의 대안으로 등장하며 진영 내 표심을 묶어두는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정권심판론을 강화하는 효과도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등장으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세가 흐려지는 효과가 있었다면, 조 대표의 부상 이후 한 비대위원장에 대한 심판을 주장하며 일종의 역할 분담이 가능해졌다. '윤 대통령 대(對) 이재명'의 1대1 대결 구도가 복원되며 정권심판론에 힘을 실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다만 두 정당이 총선 끝까지 시너지 효과를 내며 상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재명·조국 두 대표 모두 각자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이른바 '더블 사법리스크' 논란이 총선 직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국혁신당 초반 상승세…'지민비조' 기조도 나타나
여론조사업체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9~10일 이틀 간 만 18세 이상 전국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2일 발표한 결과, '내일이 선거일이라면 비례대표 투표는 어느 정당에 하겠는지'를 묻는 질문에 국민의미래(국민의힘 위성정당) 31.3%, 조국혁신당 24.6%, 더불어민주연합(민주당 준위성정당) 23.3%, 개혁신당 5.0%, 새로운미래 3.4%, 녹색정의당 2.4%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3.6%p(포인트) 증가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7.1%. 휴대전화 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
이른바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기조도 일부 확인됐다. 메타보이스가 JTBC 의뢰로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민주당 지지자의 절반인 50%는 더불어민주연합을 찍겠다고 했지만, 36%는 조국혁신당을 찍겠다고 답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p. 응답률 10.9%. 휴대전화 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전화면접 100%.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적으로 조국혁신당이 최근 공천 후폭풍으로 이낙연 신당(새로운미래)과 이준석 신당(개혁신당)으로 이탈할 수 있었던 민주당 표심을 한 데 묶어둔 데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조국혁신당을 제외한 제3지대 정당들의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는 형국이다. 야권 성향의 유권자들이 조국혁신당을 찍기 위해 투표장에 나온다면, 자연스럽게 지역구에서의 민주당 지지율도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조국 등판으로 '윤석열 vs 이재명' 구도 회귀 기류
조국 대표가 등판하면서 총선 전체 구도도 재편되는 모양새다.
연초 국민의힘이 선전할 수 있었던 데엔 기존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에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등판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2월 한동훈 전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여권은 지지층이 결집하는 등 '한동훈 효과'를 톡톡히 봤다. 반면 민주당은 지난 2월 공천 내홍에 시달리며 지지율이 폭락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그동안 한 위원장과의 만남을 최대한 피하고 싶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방송토론회 기싸움 사례가 대표적이다. 한 위원장이 방송사로부터 토론 요청을 받아 재차 수락했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이 대표를 압박했지만 민주당은 요지부동이었다. 지난해 이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거듭 제안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조국 대표가 한 위원장을 직접 때리고 나섰다. 조 대표는 12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검찰 독재 정권 조기 종식과 사법 정의 실현을 위한 것"이라며 "22대 국회 첫 번째 행동으로 한동훈 특검(특별검사)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지지율 상승 이유'를 묻는 질문에 "윤석열 정권 2년 간의 무도함, 무책임, 무능함에 대한 국민의 공분이 쌓여있었는데, 그 마음을 조국신당이 받아 안고 그 실정과 비리를 맨 앞장서서 주장하고 폭로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공천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민주당 역시 최근 이 대표가 직접 양평고속도로 현장 등에 나가 목소리를 높이면서 정권심판론에 다시 힘이 붙기 시작한 모습이다. 조 대표가 한 위원장을 상대하고, 이 대표가 다시 윤 대통령을 향해 각을 세우는 모양새로 선거 구도가 회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번 주 여론조사상 민주당 지지율이 유의미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7~8일 전국 18세 이상 10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율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에서 국민의힘이 41.9%, 민주당이 43.1%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 대비 국민의힘은 4.8%p 떨어졌고, 민주당은 4.0%p 올랐다.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에서 약 1년 만에 오차범위 밖에서 민주당을 앞섰지만, 이번 조사에서 두 정당의 격차가 다시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다(조사는 무선 97%·유선 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 응답률 3.9%.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與, 반윤(反尹) 정당들에 포위된 상태서 선거 치르나
결국 조국혁신당의 등장으로 정권심판론에 한층 탄력이 붙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을 제외하곤 현재 총선에 후보를 내는 민주당, 녹색정의당,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등 모두 윤석열 정부에 호의적이지 않다. 윤석열 정부가 조국혁신당을 포함한 모든 정당들에게 포위된 상태에서 선거를 치러야 하는 형국이 됐다.
다만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시너지 효과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를 두고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조국에 대한 강한 집착, 조국의 분노에 대한 동질성, 그리고 조국혁신당이 국회에 들어가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는 데 앞장서길 바라는 강한 기대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다보니 조국혁신당 지지자의 80~90%가 투표장에 갈 것이라고 봐야한다"며 정권심판론이 총선 때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이재명·조국 대표의 이른바 '더블 사법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용인대 최창렬 특임교수는 통화에서 "조국혁신당에서 조국이 빠지면 의미가 없는데, 조 대표는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이 나오면 2심까지 실형이 나왔기 때문에 결국 구속이다. 총선 이후 지속성 측면에선 한계가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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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기용 기자 kdrag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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