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무인화’ 로테르담港 “수소 허브로 新부가가치 창출”

로테르담=구특교 기자 2024. 3. 13. 03: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반대편에 보이는 석유공장은 수소 생산 시설로 바뀔 예정입니다."

마르틴 판 오스턴 로테르담항만청 홍보 담당은 하얀 연기를 내뿜는 석유 기반 시설을 가리키며 "로테르담 항만은 이제 곧 '수소의 심장'으로 변신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김세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정책·운영연구실장은 "부산항은 물동량을 늘리는 성장에 치우쳐 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이 상대적으로 덜 성장됐다"며 "로테르담항이 수소 생산, 저장, 유통 등 전 주기 서비스를 제공해 부가 수입을 만드는 방식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변신하는 유럽 최대 무역항 르포
항만 부지 41% 차지 석유화학공장
‘수소 클러스터’로 전환 경쟁력 강화
‘프론토 앱’ 등 항만 자동화도 수출… “부산항, 부가수입 창출방식 배워야”
7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항만에서 항만 관계자가 연기를 내뿜는 석유 정제시설을 가리키며 기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이 부지는 수소생산 친환경 시설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로테르담=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반대편에 보이는 석유공장은 수소 생산 시설로 바뀔 예정입니다.”

7일(현지 시간) 오전 네덜란드 로테르담항만의 마스플락터2 APM터미널. 마르틴 판 오스턴 로테르담항만청 홍보 담당은 하얀 연기를 내뿜는 석유 기반 시설을 가리키며 “로테르담 항만은 이제 곧 ‘수소의 심장’으로 변신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마스플락터2는 전체 길이가 60km 정도인 로테르담항의 가장 끝단에 있다. 항만 가운데 가장 자동화돼 있고 수소 시설 등 친환경 미래 투자가 활발히 진행되는 곳이다.

오스턴 홍보담당은 “항만 8개 거점에 수소단지가 들어서 파이프라인을 통해 독일, 덴마크, 벨기에 등으로 수소를 전달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수소 운반선, 수소 연료 선박들이 로테르담을 찾게 될 테니 항만 경쟁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최대 무역항인 로테르담항이 수소 생산 등 친환경 에너지를 기반으로 신(新)부가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다. 세계 최초 무인자동화와 톤세 등 탄탄한 제도적 뒷받침으로 성장한 데 이어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새로운 경쟁력 강화 방안을 찾아나선 것이다.

제도적으로는 톤세제도가 로테르담항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해운산업이 정체되자 1996년 톤세를 도입했다. 톤세는 영업이익 대신 선박에 실을 수 있는 화물 총량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방식이다. 세부담이 상대적으로 낮고 안정적인 기업 운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톤세 덕분에 300여 척이었던 네덜란드 등록 선박은 600척 이상으로 크게 늘어났다. 네덜란드 정부는 해상풍력 등 파생 산업으로 톤세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같은 날 로테르담항만의 무인 자동화 크레인이 HMM 선박에 실린 컨테이너들을 항만 부지로 옮기고 있다. 로테르담=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로테르담항이 친환경 핵심 기지로 빠르게 바뀌는 이유는 전체 부지의 41%가 석유화학 기반 공장으로 구성돼 있어서다. 수소클러스터 공사현장 맞은편에 있는 부산항만공사(BPA) 물류센터의 신진선 로테르담법인장은 “로테르담항은 탄소 중립 시대를 맞아 탄소 기반 공장들을 모두 친환경으로 바꾸는 대전환을 맞이하고 있다”며 “옆에서 지켜보면 얄미울 정도로 항만 운영을 잘한다”고 말했다.

로테르담항만의 또 다른 부가가치 상품은 ‘프론토(Pronto)’ 애플리케이션이다. 항만, 선사, 대리점 등이 선박 접근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해 혼잡도를 최소화한다. 오스턴 홍보담당은 “선박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하는 항로를 찾아낼 수도 있다”며 “독일 함부르크항, 벨기에 안트베르펜항 등 경쟁 항만에도 앱을 판매해 부가가치를 낸다”고 설명했다.

로테르담항은 1993년 세계 최초 무인 자동화 이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물류 운송 과정을 단축해 불필요한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효율화 방안이다. 실제 항만에서는 인공지능(AI) 기반 무인 크레인이 무인이송차량(AGV)에 컨테이너를 싣고 있었다. 전기 배터리가 10% 이하로 떨어진 AGV는 알아서 충전소로 이동해 5분 만에 충전을 끝내고 돌아왔다.

로테르담항이 친환경·자동화를 기반으로 항만 부가가치를 끌어올린 방안은 국내 항만들이 벤치마킹해야 할 부분으로 꼽힌다.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부산항의 연관산업 부가가치는 약 6조 원으로 추정된다. 로테르담(14조3000억 원)의 약 40% 수준. 컨테이너 처리물량 기준으로 세계 7위 글로벌 무역항이지만 이와 연계한 부가가치 산업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세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정책·운영연구실장은 “부산항은 물동량을 늘리는 성장에 치우쳐 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이 상대적으로 덜 성장됐다”며 “로테르담항이 수소 생산, 저장, 유통 등 전 주기 서비스를 제공해 부가 수입을 만드는 방식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로테르담=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