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배 생산량 줄었는데 수입도 안돼
최근 사과·배 등 과일 값이 폭등한 것은 작년 이상기후 등의 영향으로 수확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의 분석에 따르면, 작년 사과와 배는 개화기 때 이상 저온 현상이 발생해 열매가 덜 맺혔다. 여름에는 집중 호우로 일조량이 크게 줄었다. 게다가 가을 수확기 직전엔 고온으로 탄저병이 발생했다. 작년 사과 생산량은 39만4428톤으로, 1년 전(56만6041톤)보다 30%가량 줄었다. 공급이 줄어드니, 자연스레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배와 복숭아 생산량도 각각 27%, 15% 감소했다.
사과와 배는 한 철 수확해서 1년 내내 먹는 구조다. 다른 과일들과 달리 수입이 되지 않고 국내에서 100% 생산·유통되기 때문에 올가을 햇사과나 햇배가 나오기 전까지 가격은 내려가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저렴한 수입품이 들어올 수 없으니, 국내 가격은 고공 행진을 이어가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외국산 사과·배를 수입하면 국내에 병해충이 유입된다는 이유 등을 들어 세계무역기구(WTO)의 동식물 위생·검역조치(SPS)에 따라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생산량이 줄어들어 가격이 뛴 만큼 중간상인들의 마진(이윤)도 늘어난 것일까. 전문가들은 “그건 아니다”라고 말한다. 올해는 도매 가격이 뛰어오른 만큼 소매 가격이 따라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12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사과(상등급 후지) 도매 가격은 1년 전 대비 약 115% 급등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소매 가격은 약 30% 오르는 데 그쳤다. 중간 마진이 상당히 줄었다는 뜻이다. 소매 가격이 상대적으로 덜 오른 것은 정부의 농산물 할인 정책의 영향도 있다.
실제 최근 한 대형마트가 농가에서 사오는 사과의 산지 가격은 1㎏당 7000~8000원 정도라고 한다. 여기에 보관 비용과 물류비 등을 더하고, 마진을 얹어 소비자에게 파는 가격은 1㎏당 9000~1만원이다. 최종 가격에서 중간 비용·마진의 비율이 20%대 전후라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예년보다 중간 마진율이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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