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봄마다 어선사고 반복, 예방 대책 빈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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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어선사고가 잇따르면서 정부의 해상안전 예방 대책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달 들어서만 우리나라 해역에서는 어선사고가 5건 이상 발생했다.
잇단 사고에 경각심이 고조됐을 법 한데 12일 전남 여수시 해상에서 7t급 통발어선이 전복되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정부는 어업인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어선사고를 막을 획기적인 예방 대책을 내놓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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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업인 생명·재산 보호 빈틈없기를
봄철 어선사고가 잇따르면서 정부의 해상안전 예방 대책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달 들어서만 우리나라 해역에서는 어선사고가 5건 이상 발생했다. 지난 9일 오전 경남 통영시 욕지도 남쪽 37해리 해상에서 20t급 근해연승어선이 전복됐다. 이 사고로 4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 통영해양경찰이 사고 나흘째인 12일에도 실종자 수색을 했으나 성과가 없었다. 지난 1일 제주 서귀포시 마라도 서쪽 약 20㎞ 해상에서 33t급 근해연승어선이 뒤집혔다. 선원 7명은 구조됐으나 2명이 사망했고 1명은 실종 상태다. 지난 8일에는 서귀포시 성산읍 해상에서 4.52t급 어선이, 지난 10일에는 전남 여수시 해상에서 9.7t급 낚시 어선이 좌초됐다. 잇단 사고에 경각심이 고조됐을 법 한데 12일 전남 여수시 해상에서 7t급 통발어선이 전복되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다행히 해경이 경비함정, 구조대 등을 보내 뒤집힌 배 밑바닥 위에 올라타 있던 선원 6명을 구조했다.
이처럼 봄철에 사고가 잇따르는 이유 중 하나는 큰 일교차로 해상 안개가 짙어지면서 가시거리가 1㎞ 이하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부산과 인천 등 5대 항구의 최근 3년간 겨울철 평균 안개 일수는 2.8일이지만 봄철에는 6.4일로 늘어난다. 사고 위험도가 2배 늘어나는 것이다. 날씨가 풀리면서 어선과 낚싯배 등의 통행량이 늘어나는 것도 사고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봄철 선박 충돌·안전사고는 2019년 44건 이후 해마다 50건을 웃돈다. 지난해에는 67건 발생했고 제주와 통영 해역에서 사고가 잦다. 해양수산부는 3~5월을 봄철 해양사고 예방기간으로 정하고 집중관리한다. 하지만 사고가 잇따르는 것을 보면 구멍이 뚫려도 단단히 뚫린 셈이다.
이 때문에 해수부가 어선사고 원인을 잘 분석해 장기적·종합적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예방 대책은 주로 입출항 등 운항과 항해시 발생하는 사고에 집중됐으나 실제로는 어로 작업 과정에서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어선원들의 근무 여건이 열악해 산업재해율(2020년 기준)은 7.62%에 달할 정도다. 건설업(1.17%) 제조업(0.72%)보다 월등히 높다. 해수부가 선원들을 대상으로 안전 교육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또한 어구와 장비가 잘 관리되는지 노후 선박은 상시 안전 점검을 해야 한다. 해경은 지난 9일 발생한 통영 전복 사고 원인을 어창과 선박 스크루에 그물이 많이 감긴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2018~2022년 어선사고 9401건 가운데 기관 손상(2776건) 부유물 감김(1298건) 등 어선 결함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해상 안전사고가 잇따르는 현실은 참담하다. 미흡한 안전 관리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우리 어업은 선원 고령화와 어선 노후화로 위기를 겪고 있다. 정부는 어업인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어선사고를 막을 획기적인 예방 대책을 내놓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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