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이러려고 온라인 중계권 가져갔나
‘3루에서 SAVE(세이프의 오류)’ ‘페라자가 3루 찍고 홈런(홈인)’ ‘4회말 32번 타자(8번 타자) 이재원’…
3년 1350억원이란 금액으로 온라인 프로야구 중계권을 가져간 CJ ENM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티빙(TVING)이 지난 주말 시범경기 야구 동영상 밑에 단 ‘황당 자막’ 일부 사례다.
덕분에 12일 서울 마포구 CJ ENM 센터에서 열린 티빙 프로야구 중계권 관련 청사진 설명회는 사과 기자회견장처럼 변했다. 최주희(42) 티빙 대표를 비롯한 관계자들은 “개선된 모습을 보이겠다”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최 대표는 “주말 사이에 이슈(문제)를 많이 만들었다.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정규 시즌 개막에 맞춰 제대로 된 서비스로 찾아뵐 것을 약속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시도와 혁신을 통해서 충분히 야구 업계와 윈윈(win-win)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시범 경기는 선수들이 정규 시즌을 위해 겨울 동안 준비한 노력을 점검하는 자리다. 1군 명단에 들기 위해 승부를 봐야 하는 선수도 많다. 긴장감은 덜하지만 경기를 대하는 자세는 다들 진지하다. 그러나 티빙은 이 시범 경기를 그냥 의미 없는 친선전 정도로 여겼던 모양이다. ‘시범 경기에서 대충 점검하고 정규 시즌 시작하면 잘하면 되지’라고 생각했던 듯하다. 그러지 않고선 저런 초보적인 오류들이 쏟아질 수 없다.
야구 팬들은 작년까지 포털 사이트에서 비교적 편하게 온라인 중계를 즐겼다. 동시에 여러 곳 경기(멀티 뷰)를 볼 수 있었고,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기록이나 선수 정보, 관련 기사 등은 보는 재미를 더했다. 더구나 모두 무료였다.
그러나 이젠 돈을 내야 한다. 그 자체만으로도 불만인데 이번 시범 경기 중계 과정에서 보여준 티빙 행태에 “이러려고 중계권 가져갔냐”고 격앙된 목소리가 나온다. 보통 새 사업자가 들어서면 이전 사업자 서비스 경험을 계승·발전시켜 더 나은 서비스가 제공되는데 티빙은 아직은 전혀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퇴보하는 인상이다.
앞으로도 이런 수준으로 프로야구 온라인 중계가 이어진다면 입찰 금액 많이 써냈다고 무작정 티빙 손을 들어준 KBO(한국야구위원회)도 비난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과자봉지·음료 빨대까지...친환경 시대 캐시카우로 떠오른 ‘썩는 플라스틱’
- 남양유업, 3분기 영업익∙당기순익 ‘흑자전환’ 성공
- [속보] 삼성전자, 1614일 만에 ‘4만전자’... 시총도 300조 붕괴
- 욕망 자극하는 쇼핑 대신, 정신적 위로·공감은 어떨까
- ‘개미’는 모여봤자 ‘개미’일 뿐이라고?...대세의 힘은 강하다
- ‘불닭’ 업은 삼양식품, 영업이익 전년 대비 101%↑... 해외 매출이 78%
- ‘양자컴퓨팅과 노화’ 2024 대성해강사이언스포럼 열려
- 美 대선 끝나고 금값이 뚝뚝 떨어지는 이유는
- 전공의 “올 게 왔다”...국방부, 사직 전공의 3480명에 ‘입영 희망 시기’ 조사
- ‘희소성 전략’ 페라리...괴물 수퍼카 ‘F80′ 799대만 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