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구속 너무 많이 나왔다”… 시범 첫 경기 최고시속 14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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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37·한화)이 '류현진했다'.
류현진은 12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62개의 공을 던지면서 3피안타 3탈삼진 1실점 호투로 팀의 8회초 9-1, 강우콜드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KIA 톱타자 박찬호(29)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시작한 류현진은 상대 2번 타자 이우성(30)을 상대로는 시속 101km짜리 '슬로 커브'를 던지면서 타격 타이밍을 빼앗으려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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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브-커터 등 다양한 구종 선보여
‘류현진했다’ 컨트롤 아티스트 증명
일부 관중 새벽부터 입장 대기도
KIA 톱타자 박찬호(29)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시작한 류현진은 상대 2번 타자 이우성(30)을 상대로는 시속 101km짜리 ‘슬로 커브’를 던지면서 타격 타이밍을 빼앗으려 애썼다. 그러나 2루타를 치고 나간 이우성이 다음 타자 김도영(21)의 중전 안타 때 홈을 밟았다. 김도영은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날렸다. 류현진은 “김도영의 배트 컨트롤이 좋더라. 좋은 타자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추가 실점 없이 1회초 수비를 마친 류현진은 1회말에만 두 차례 타석에 들어선 노시환(24)의 5타점 활약으로 9-1로 앞선 상태에서 2회초 투구에 들어갔다. KIA 선두 타자는 베테랑 최형우(41)였다. 최형우는 류현진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기 전까지 통산 상대 타율 0.400(40타수 16안타)을 기록한 ‘류현진 킬러’였다. 그러나 류현진은 커터 2개에 이어 속구 2개를 연달아 던지면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4회초 두 번째 맞대결 결과도 1루 땅볼이었다. 이날 류현진을 상대한 KIA 타자 9명 가운데 이전에 류현진과 맞붙은 경험이 있는 건 최형우뿐이었다.
류현진은 4회초 투구 때는 KIA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32)를 상대로 자신이 왜 ‘컨트롤 아티스트’라고 불리는지 증명해 보였다. 한화 1루수 채은성(34)의 실책으로 맞이한 무사 2루 위기에서 소크라테스를 상대한 류현진은 커브, 속구, 속구를 던져 3구 삼진을 기록했다. 류현진이 ‘보더라인’에 던진 공 3개를 볼·스트라이크 자동 판정 시스템(ABS)은 전부 스트라이크라고 판정했다. 소크라테스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7일 구단 자체 연습 경기에 이어 두 번째로 ABS를 경험한 류현진은 “타자마다 스트라이크 존이 달라지는 부분의 어려움이 있지만 공이 존에 안 들어갔으니 볼 판정이 나오는 것 아닌가. 선수들이 항의는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평했다.
이날 경기는 오후 1시에 시작했지만 일부 팬들은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에서 류현진을 보기 위해 새벽부터 경기장 앞에 줄을 섰다. 지난 주말 시범경기 개막 2연전에서 모두 만원 관중(1만2000명)을 기록한 대전구장에는 평일인 이날에도 3500명이 찾았다. 이날 경기가 열린 나머지 3개 구장을 찾은 팬 합계(3200명)보다 대전구장 관중이 더 많았다. 4회초 피칭을 마친 류현진은 5회말 한화 공격에 앞서 불펜 피칭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며 팬들을 향해 먼저 손을 세차게 흔들었고 관중은 박수와 함성으로 화답했다.
류현진은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함성이 너무 커서 기분이 좋았다. 던지려고 했던 투구 수나 이닝 수를 다 채우고 내려와 만족한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17일 사직 방문경기에서 롯데를 상대로 한 번 더 실전 점검에 나선 뒤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LG를 상대로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대전=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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