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脈點 공방
이홍렬 기자 2024. 3. 13. 03:02
결승 3번기 제2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변상일 九단 / 黑 신진서 九단 흑>
白 변상일 九단 / 黑 신진서 九단 흑>
<제2보>(27~39)=인공지능(AI) 시대 진입 후 나타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백번(白番)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점이다. 10년 전만 해도 선착(先着) 효과로 판을 주도할 수 있는 흑번의 인기가 좀 더 높았다. 하지만 요즘엔 AI가 귀와 변의 변화를 샅샅이 해부해 백이 두려움을 느낄 이유가 없어졌다. 초반 포석에 시간과 정성을 쏟던 옛 풍경도 사라졌다.
백이 △에 붙여온 장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참고 1도 1로 맞젖히는 강수가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이 진행은 12까지를 상정할 때 흑의 외세보다 백의 실리가 돋보인다. 27로 28과 교환한 뒤 날아든 29가 멋진 맥점이었다. 변상일이 30을 택하는데 20분을 장고하게 만든 수다.
31로는 참고 2도 1로 단수칠 수도 있었다. 4까지 귀를 버리고 하변과 중앙을 장악하는 바꿔치기가 예상된다. 호각의 절충인데 선수(先手)를 흑이 잡았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31이면 36까지는 이렇게 될 곳. 38은 빼앗길 수 없는 요소이고 39의 한 칸 뜀도 당연하다. 귀에서 발생한 첫 몸싸움이 중원으로 번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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