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책꽂이] “명상 효과를 과학으로 풀자”… 하버드 학생들의 반세기 여정
김한수 기자 2024. 3. 13. 03:01
명상하는 뇌
대니얼 골먼·리처드 데이비드슨 지음|김완두·김은미 옮김|김영사|2만원
‘동양의 신비’ 영역에 머물던 명상이 어떻게 서구 지식인 사회에서 대중화·과학화됐는지 진화 과정을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들은 1970년대 하버드 재학 시절부터 명상에 매료돼 인도까지 찾아가 체험한 선구자들. 이들은 ‘이상한 사람’ 취급받고 취업난을 겪으면서도 스스로 체험한 ‘명상의 효과’를 대중에게 보여주려 애써왔다. 특히 위스콘신대 심리학과 교수인 리처드 데이비드슨은 티베트 선승(禪僧)들이 명상할 때 뇌파 변화를 촬영함으로써 2000년대 이후 서구 사회에서 명상 붐이 일어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의학과 뇌과학 등 전문적인 영역을 다루고 있지만 내용이 어렵지만은 않다. 과학 저널리스트이자 베스트셀러 ‘EQ 감성지능’ 등을 펴낸 저술가인 대니얼 골먼은 자신들이 겪어온 과정을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옛날이야기처럼 술술 풀어놓는다. 초기엔 “명상으로 혈압을 낮출 수 있다” 등 허풍 떠는 사기꾼도 만났다.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한 발짝씩 명상과 과학의 만남을 이끌어간 과정이 생생하다. 한국의 숭산 스님을 비롯해 달라이 라마, 고엔카 등과 만난 에피소드도 흥미롭다. 명상 확산에 앞장선 이들이지만 명상 만능주의를 경계하는 자세가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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