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2024년 양회, ‘중국 논쟁’의 새로운 변화

경기일보 2024. 3. 1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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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호 한양대 국제문화대학 중국학과 학과장

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가 8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양회는 중국공산당에 대한 국정자문 역할을 하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우리의 국회인 전국인민대표대회를 지칭하며, 전년도 경제사회정책 추진 성과를 평가하고 올해 실현할 경제사회적 목표와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이다. 2024년 중국 양회에서는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를 작년과 마찬가지로 역대 최저 수준인 5.2%로 제시하고, 침체된 경제를 회복하기 위한 소비 촉진 정책과 청년 고용 촉진 정책, 그리고 ‘새로운 질적 생산력’을 위한 과학기술정책과 첨단산업정책 추진 방향 등을 제시했다.

매번 양회에서 반복되는 현상이지만 올해도 경제사회 분야별 목표는 명확하게 제시했지만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은 여전히 충분치 않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이번 양회에서 ‘새로운 질적 생산력’ 개념을 강조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새로운 질적 생산력’이라는 표현은 지난해 9월 시진핑 국가주석이 헤이롱장성을 방문했을 때 처음 언급했던 ‘시진핑 브랜드’이고, 중국이 제조업을 포함한 과학기술 강국으로 도약을 통해 미국과의 기술패권경쟁에 장기적으로 대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2024년 양회의 또 다른 특징은 ‘시진핑 1인 우위’ 체제 강화를 위한 법․제도적 조치가 추가되었다는 점이다. 중국은 이미 2018년 헌법 개정을 통해 국가주석 연임 제한을 철폐해 시진핑 권력 강화를 위한 법적 정당성을 확보했고, 2023년 3월 시진핑은 국가주석 3연임에 성공했다. 올해는 매년 양회 폐막 직후에 진행하던 국무원 총리의 외신 기자 초청 기자회견을 취소함으로써 총리의 위상을 약화시켰고, 국무원 26개 부․위원회에 대한 중국공산당의 지도와 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국무원 조직법을 개정함으로써 국무원 총리의 권한을 제한했다.

2024년 중국 양회는 국제사회의 ‘중국 논쟁(China Debate)’이 새로운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즉, 기존에는 소위 ‘중국의 부상’에 따른 경제․군사․외교 분야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라는 차원에서 ‘강대국’ 중국에 대한 논쟁이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중국경제의 장기 침체 및 외부 위협요인 증대에 따른 ‘쇠퇴할 수 있는’ 중국이 국제사회에 미칠 파급영향에 대한 논쟁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피크차이나’ 논쟁과 ‘디커플링’과 ‘디리스킹’ 논쟁 등이 있으며, 이번 양회 의제 역시 이와 관련성이 높다.

2024년 양회 종료 이후 중국은 중앙 및 지방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고 다양한 ‘논쟁’이 벌어질 것이다. 한국도 이번 양회가 남긴 ‘중국 논쟁’과 관련된 새로운 의제들-즉, 중국경제 중속(中速)성장 추세, 소비 진작 및 투자 촉진 조치와 산업구조조정, ‘시진핑 1인 우위’ 체제 강화에 따른 ‘집단사고’ 가능성, ‘새로운 질적 생산력’ 강조와 미중 기술패권경쟁 대비 등-에 대한 논의를 통해 중장기적 대응 방안을 마련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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