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김병욱-‘친윤’ 김은혜 1.5%P차 접전… “분당 재건축 내가 적임”

최혜령 기자 2024. 3. 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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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 여론조사]〈2〉경기 성남 분당을
재건축 후보 단지 몰린 8선거구… 김은혜 43.8%-김병욱 41.4%
3040 학부모 많은 7선거구… 김병욱 46.2%-김은혜 40%
비례지지 與 40-조국당 21-민주 20%
경기 성남 분당을 후보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11일 오후 분당구 정자역 인근에서 유권자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성남=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경기 성남 분당을 국민의힘 후보인 김은혜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이 7일 분당구 정자동 한솔마을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김은혜 후보 인스타그램
4·10총선의 경기 지역 핵심 승부처인 경기 성남 분당을에서 ‘찐명’(진짜 친명)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43.6%, ‘친윤’(친윤석열) 핵심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42.1%로 나타났다. 격차는 1.5%포인트 차로 오차범위 내(±4.4%) 접전이다.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3월 9일 경기 성남 분당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502명을 대상으로 실시. 무선전화 면접 100% 방식으로 3개 이동통신사가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표본으로 실시.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자료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성남 분당을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지난 대선 당시 최측근 그룹이었던 ‘7인회’ 출신 김병욱 후보와 윤 대통령의 핵심 참모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김은혜 후보가 맞붙으면서 ‘친명’(친이재명) 대 ‘친윤’ 맞대결 구도가 펼쳐지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어느 편이든 지는 쪽에게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며 “그야말로 ‘혈투’가 벌어지는 격전지”라고 말했다.

여야 후보 “재건축 적임자” 경쟁

동아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9일 성남 분당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1.5%포인트 차 접전이었지만 연령과 직업에 따라 오차범위 밖에서 격차가 벌어지는 특징도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김병욱 후보가 40대(62.7%), 50대(63.3%)에서 김은혜 후보보다 지지율이 높았다. 김은혜 후보는 60대(66.6%), 70세 이상(75.1%)에서 김병욱 후보를 앞섰다. 직업별 조사에선 김병욱 후보는 화이트칼라(53.2%)에서, 김은혜 후보는 블루칼라(53.9%), 가정주부(53.6%)에서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지역 최대 현안인 윤 대통령의 ‘1기 신도시 재정비’ 공약에 따라 동(洞)별 지지율 차이도 보였다. 정부는 분당 등 1기 신도시를 대상으로 선도지구를 선정해 임기 내 착공, 2030년 첫 입주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분당을은 공직선거법의 구분 기준에 따라 7, 8선거구 등 2개 선거구로 구성돼 있다. 선도지구 후보단지가 몰려 있는 8선거구(수내1동, 수내2동, 정자동, 정자1동, 금곡동, 구미1동)에서는 김은혜 후보가 43.8%, 김병욱 후보가 41.4%로 오차범위 내인 2.4%포인트 차였다. 여권 관계자는 “재건축 이슈 기대감에 더해 고가 주상복합아파트가 몰려 보수세가 상대적으로 강하다”고 풀이했다.

7선거구(분당동, 수내3동, 정자2동, 정자3동, 구미동)에서는 김병욱 후보가 46.2%, 김은혜 후보가 40.0%로 오차범위 내인 6.2%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야권 관계자는 “인근에 학교가 많아 진보 성향이 강한 3040세대 학부모 비율이 높다”고 말했다.

두 후보는 ‘1기 신도시 재건축 특별법’으로 불리는 노후 계획도시 재정비 특별법 통과를 두고 각자 공을 앞세우고 있다. 김병욱 후보는 “법안 통과 과정에서 반대하는 여야 의원을 설득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3선 국토교통위원장’으로 재건축 완성까지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특별법을 21대 국회에서 최초 발의한 김은혜 후보는 출마 선언 당시 “여당 원팀의 강력한 힘만이 제대로 분당을 완성할 수 있다”며 “분당이 1기 신도시의 ‘대장주’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국정 안정을 위해 국민의힘을 지지해야 한다는 이른바 국정안정론(38.9%)은 정부 견제를 위해 민주당을 지지해야 한다는 정권견제론(37.4%)과 1.5%포인트 차로 오차범위 내였다.
비례정당 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지지율이 39.5%로, 국민의힘 지지층 중 89.6%가 국민의미래를 뽑겠다고 답했다. 조국혁신당(20.8%)은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지지율(19.7%)과 1.1%포인트 격차였다.

與 “경기 험지 진출 발판” 野 “3선 굳히기”

분당을은 20, 21대 총선에서는 현역인 김병욱 후보가 승리한 이후 2022 대선과 지방선거에서는 모든 동에서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준 ‘스윙보터’ 지역이다. 김병욱 후보는 20, 21대 총선에서 각각 국민의힘 후보에게 8.9%포인트 차, 2.8%포인트 차 승리를 거뒀다. 이후 2022년 대선 때 이곳에서 윤 대통령 득표율이 이 대표를 16.2%포인트 앞섰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김은혜 후보 득표율이 현 김동연 지사보다 17.4%포인트 높았다.

민주당은 “과거 보수 강세 지역이었던 곳에서 재선을 이뤄낸 김병욱 후보를 내세워 굳히기에 들어간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은 “분당을 승리로 경기 용인, 수원 등 경기 ‘험지’로 뻗어나갈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목표다.(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 응답률은 10.1%.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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