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수의 로컬리즘] ‘요즘 농촌, 없던 로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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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는 계속 변한다.
'요즘 농촌 없던 로컬'을 신조어로 올려도 괜찮을 만한 로컬 공간이 계속 늘어난다.
'요즘 농촌 없던 로컬'은 '도시에서 로컬로' 방향을 전환한 것에서 비롯됐다.
'요즘 농촌 없던 로컬'은 일시적 유행보다 구조적 트렌드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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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없던’ 지방으로의 역행
인천 ‘개항로’ 양양 ‘서퍼비치’ 등
‘요즘’ MZ의 새로운 가치 부여
일시적 유행 아닌 구조적 경향
로컬 미래위한 지지·응원 절실
시대는 계속 변한다. 그렇기 때문에 선입견과 고정관념은 설 땅이 없다. 시대 흐름에 맞게 변할 때 지속가능성이 높아진다. 2024년 신트렌드 가운데 하나는 가사노동과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남성을 일컫는 ‘요즘 남편 없던 아빠’로 정리된다. 남편·아빠의 존재·역할이 새로워졌기에 ‘요즘’과 ‘없던’의 수식어가 붙는다. 시대 변화에 맞춰 새로운 남편과 달라진 아빠의 설명력·정합성이 요구·확산한 결과다.
모든 건 변하고 많은 것이 바뀐다. 농산어촌의 로컬 공간도 그렇다. 방향성도 방법론도 최적화를 위한 변화는 자연스럽다. 스스로 변하면 더할 나위 없다. 물론 쉽지 않다. 로컬 부활을 위한 의지·능력·경험이 부족해 재생실험의 첫발을 내딛는 것조차 만만찮다. 로컬 중심의 내발·자생적 혁신 변화는 더더욱 힘겹다. 학교가 없어 청년이 떠나고, 노인이 많아도 병원은 없다. 노동·자본의 투입원 없는 활력이 부재한 농산어촌에 변화의 온기가 찾아올 리 만무하다.
죽으란 법이 없듯 망하란 법도 없다.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활로 힌트가 로컬 현장에 하나둘 등장해서다. ‘요즘 농촌 없던 로컬’을 신조어로 올려도 괜찮을 만한 로컬 공간이 계속 늘어난다. 실제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재생실험을 하지 않는 로컬 단위가 없다. 낯설고 힘들되 반갑고 소중한 행보다. 남다른 프로젝트는 전국구 관심사다. 사람이 모이고 품평이 쏟아진다. 비교 열위, 절대 약세의 농산어촌에 ‘없던’ 달라진 ‘요즘’의 변화 흐름이다.
‘요즘 농촌 없던 로컬’은 ‘도시에서 로컬로’ 방향을 전환한 것에서 비롯됐다. ‘로컬에서 도시로’ 향하는 거대 행렬에 익숙했던 예전에는 없던 일이자 기존과는 다른 길이다. ‘사람은 서울로’라고 공고했던 인식·관행에 맞선 낯설고 용감한 자세·흐름이다. 시대 변화가 상식 파괴를 요구한 결과다. 도시 블랙홀의 승자 경제학에 물음표를 내건 돋보이는 관심 주체는 외부 청년이다. 당연했던 도시 중심에서 로컬 지향으로 승부수를 던진 반골(?) 기질을 장착한 혁신 행보의 실천그룹답다. 도시 집중에 대한 신중한 문제 제기이자 새로운 가치 부여다. 서울 구심력을 벗어날 때 유·무형의 부가가치가 더 커진다고 봐서다. 표준모델, 성공 관행, 모범 샘플의 재검토와 재구성을 뜻한다.
사례는 흘러넘친다. ‘서울을 따라하지 말라’는 슬로건으로 슬럼화한 원도심을 핫플레이스(지역 명소)로 변신시킨 인천 ‘개항로’가 상징적이다. 이후 청년 유입과 빈집 감소로 로컬 복원을 증명했다. 노인과 바다뿐이라는 부산 영도의 소외 현장은 스타트업 기업 ‘키친파이브’가 맡았다. 2023년 부산에서 열린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에서 폐바지선을 해상 정원으로 바꾼 프로젝트로 우승한 주역이다. 한국판 보라카이인 강원 양양의 ‘서퍼비치’는 로컬 환경을 비즈니스로 엮어냈다.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가 몰려들며 해변 인근까지 재생플랫폼이 확장했다.
공통점은 삼박자로 모인다. 첫째, 혁신청년의 로컬 진입이다. 고학력·대기업을 좇던 서울행의 관습을 버리고 ‘로컬리즘=행복루트’를 택한 신진 세력이 늘었다. 둘째, 지방시대의 정책 수혜다. 도농격차를 자생 로컬의 자치분권으로 풀려는 중앙의 권력 이양과 맞물린다. 셋째, 대안모델로 제시된 로컬이다. 소외·배척된 로컬 가치를 자본주의의 보완·대체재로 보자는 쪽이다. ‘요즘 농촌 없던 로컬’은 일시적 유행보다 구조적 트렌드에 가깝다. 외롭고 낯설지만, 플러스섬(Plus-sum)의 상생모델로 제격이다. 외면·폄하보다는 안착·확대를 위할 때다. 로컬 미래를 위한 지지·응원이 절실하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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