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철이가 타석에서 잘 빠져나가는데…” 공룡들 28세 겁 없는 3루수 위한 ‘판이 깔렸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서)호철이가 타석에서 잘 빠져나가고 그러는데…”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은 지난 11일 시범경기 창원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위와 같이 얘기했다. 현재 KBO리그의 뜨거운 감자, 피치클락과 ABS에 대해 얘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타자들이 결국 적응 할텐데, 서호철 같은 타자가 투수와의 타이밍이 잘 안 맞으면 타석에서 종종 벗어났다가 숨을 고르고 다시 타격 준비를 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타자는 직전 타격 이후 8초 이내에 타석에 들어서야 한다. 타자와 후속 타자의 시간 간격도 렉가드를 푸는 시점부터 30초다. 타자들은 타격준비 루틴을 최소화해야 한다. 타이밍 싸움을 위해 의도적으로 타석에서 벗어나는 습관도 없애야 한다.
강인권 감독의 우려와 달리, NC 간판 3루수 서호철은 잘 적응하고 있다. 12일까지 시범경기 4경기서 12타수 6안타 타율 0.500 1타점 3득점이다. 별 다른 의미는 없지만, 시범경기 타격 3위에 최다안타 1위다.
표본이 적은 시범경기 수치보다,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스프링캠프부터 좋은 페이스를 이어오는 게 고무적이다. 서호철은 투손 연습경기 4경기서 11타수 3안타 타율 0.273 1홈런 2타점 3득점으로 괜찮았다. 서서히 흐름이 좋아지는 모양새다.
강인권 감독은 올 시즌 주전라인업, 타순을 거의 결정했다. 서호철은 올 시즌 주전 3루수이자 6번 타자다. 손아섭~맷 데이비슨~박건우 클린업트리오가 남긴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임무다. 서호철이 터지면, NC가 빅이닝을 만들 가능성이 크다.
서호철은 2023시즌 114경기서 397타수 114안타 타율 0.287 5홈런 41타점 50득점 4도루 OPS 0.714 득점권타율 0.294를 기록했다. 두 차례 헤드샷 등 잔부상으로 결장한 기간을 감안하면, 사실상 생애 첫 1군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 충분히 훌륭했다.
극단적으로 홈플레이트에 달라붙어 타격하는 스타일이다. 배터박스의 선에 거의 걸쳐서 선 채로 타격한다고 봐야 한다. 어지간한 투수는 사구에 대한 부담으로 몸쪽 승부를 쉽게 못 들어간다. 서호철은 그걸 이용해 바깥쪽을 철저히 노리는 스타일이다. 대신 상대가 몸쪽 승부를 해도 움츠러들지 않는 강인한 멘탈을 보유했다. 헤드샷을 두 차례 맞았음에도 본래 타격 스타일을 전혀 바꾸지 않았다.
올 시즌 서호철에겐 판이 깔렸다. 박석민이 은퇴하면서, 명실상부한 공룡군단 3루수 1인자가 됐다. NC는 서호철이 박민우, 박건우, 손아섭을 잇는 또 한 명의 간판 교타자로 성장할 것을 확신한다. 퓨처스리그 타격왕에 만족하지 않는다. 올 시즌 생애 첫 3할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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