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댈 곳 없는 외국인 노동자] 9. 언제 문 닫을지 모르는 도내 유일 외국인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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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었던 지난 10일 원주 문막읍에 있는 원주외국인주민지원센터.
원주외국인주민지원센터가 오랜만에 휴무를 가진 날에는 도외국인정책TF팀으로 한국어 교육 등에 대한 문의가 이어졌다.
최 팀장은 "센터 차원에서 오랜 시간 외국인 네트워크를 구성해 왔고, 관련 데이터도 이제 어느 정도 쌓여가는 시점"이라며 "외국인지원은 노하우가 중요한 영역인만큼 행정에서 주도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아직 적극적이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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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 중단 후원금 기반 재개
교육 요구·체류 문제 등 민원 빗발
센터 인력 부족·저임금 운영 난항
일요일이었던 지난 10일 원주 문막읍에 있는 원주외국인주민지원센터. 현관 종소리가 울릴 때마다 최성실 기획팀장이 “상담 받으러 오셨어요?”라며 외국인 방문객을 맞았다.
강원지역에서 유일하게 주말 사회통합프로그램(비자 연장 등을 위해 필수 이수해야 하는 한국어·한국문화 교육)을 운영하는 이곳은 지난 3일 2024년 1학기 수업을 개강했다. 지난 해 고용노동부의 예산지원 중단 이후 어렵게 재개를 결정했다. 정부 지원금이 끊긴 후 후원자들이 빚을 내면서까지 운영금을 마련, 버텨보기로 했다.
최성실 기획팀장은 이곳의 유일한 상근 인력이다. 도내 외국인노동자·결혼이주여성·중도입국 외국인 등을 대상으로 체류비자와 고용 분야 법적 지원, 아동·청소년 교육 등을 지원한다. 특히 평일에 일하는 외국인노동자들을 위해 사회통합프로그램을 매주 토·일 오후에 진행한다. 이처럼 주말에 사회통합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은 이곳이 도내 유일하다. 이번 학기 수강생 155명 중 43명은 원주 이외지역에서 원거리를 마다하고 찾아오고 있다. 상근 직원 1명이 주말 한국어 교육을 원하는 도 전역의 외국인을 응대하는 셈이다.
이날도 센터 문을 연지 몇 분 안 돼 외국인 4명이 들어섰다. 모두 사회통합프로그램 수강을 원했지만 이미 인원이 모두 찬 상황. 최 팀장의 얼굴은 금세 미안함으로 가득찼다. 프로그램이 개강한 지난 3일의 경우 하루 동안 돌려보내야 했던 외국인이 20여명에 달했다. 인력난 속에 고용주들도 센터에 기대고 있다. 고용업체 대표들로부터 “채용 중인 외국인에게 한국어 교육을 해달라”는 요청이 빗발친다.
평균 16통 이상의 전화를 받는 최 팀장은 “체류문제는 기본이고 병원 위치 등 생활 민원도 모두 받고 있다”고 했다. 끼니를 거를 때도 많지만 입사 후 8년째 최저시급을 받고 있다. 한창 외국인이 많이 들어오던 2016년 입사한 그는 “센터가 금방 공공화될 거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시작한 일인데 벌써 8년이 됐다”며 “민간이 시작했으니 곧 행정기관에서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20년 넘게 센터를 이끌어온 최철영 센터장은 사실상 무급으로 일한 지 2년이 돼간다.
이런 상황을 아는 외국인 상담활동가 10명이 무급 봉사하며 힘이 되어주고 있다. 우즈베키스탄·네팔·중국 등 출신으로 모두 이 센터에서 한국어를 배웠다. 이곳이 문 닫으면 강원도 외국인들이 계속 머물기 위해 필수로 배워야 할 한국어 학습 기회가 사라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천에 살다 2년 전 원주로 온 카자흐스탄 출신 카나피나(31) 활동가는 “인천 부평구에만 7곳의 센터가 있어 한국어를 잘 배울 수 있는데 강원도는 이곳뿐이어서 아쉽다”고 했다.
정부의 지원 중단 이후 지자체의 대책 마련 필요성이 나왔으나 아직 결정된 것은 없어 센터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원주외국인주민지원센터가 오랜만에 휴무를 가진 날에는 도외국인정책TF팀으로 한국어 교육 등에 대한 문의가 이어졌다.
최 팀장은 “센터 차원에서 오랜 시간 외국인 네트워크를 구성해 왔고, 관련 데이터도 이제 어느 정도 쌓여가는 시점”이라며 “외국인지원은 노하우가 중요한 영역인만큼 행정에서 주도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아직 적극적이지 않다”고 했다. 이어 “외국인을 ‘인구 늘리기’에만 활용하고, 그들에게 절실한 민원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도민으로 제대로 인정한다고 볼 수 없다”며 “센터가 내일이라도 문닫으면 어떻게 될지 걱정”이라고 했다.
인터뷰 도중에도 현관 종소리는 쉴새없이 울렸다. 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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