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박용진도 공천 탈락… 합리적 소신이 목 졸리는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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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그제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강북을 경선에서 정봉주 당 교육연수원장에게 패해 공천에서 탈락했다.
"민주당을 다시 복원하겠다는 각오로 가랑이 사이를 기는 치욕을 견디겠다"던 박 의원이다.
박 의원 공천 탈락은 이미 경선 불이익을 떠안았을 때부터 사실상 예고된 것이었다.
그럼에도 이재명 대표가 일찍이 "박 의원이 공천 걱정하지 않는 당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던 터라 그의 구사일생 여부는 큰 관심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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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 공천 탈락은 이미 경선 불이익을 떠안았을 때부터 사실상 예고된 것이었다. 그럼에도 이재명 대표가 일찍이 “박 의원이 공천 걱정하지 않는 당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던 터라 그의 구사일생 여부는 큰 관심사였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감산 페널티를 안고도 승리하려면 압도적으로 득표해야 하는데,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을 등에 업은 친명 후보를 이기기는 어려웠다. 그런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는 허울뿐인 시스템 공천, 나아가 그 뒤에 작동한 권력의 비정함을 확인해 준 이른바 ‘비명횡사’의 완결판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박 의원은 옛 민주노동당 출신의 진보적 성향이면서도 합리적인 소신의 정치인으로 평가받아 왔다. 국회 의정활동은 물론 지역구 관리에도 충실했다. 그는 비리 유치원 명단을 공개하며 ‘유치원 3법’ 통과를 끌어냈고, 21대 총선에선 64.5% 득표율로 서울지역 민주당 1위이자 여야 통틀어 2위를 차지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논란에 비판적 목소리를 냈고, 지난 대선 경선과 당 대표 경선에서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대표적인 비명계로 분류됐다. 당내 친명 세력엔 미운털이 박힐 수밖에 없었다.
주류나 대세와는 거리가 멀었던 박 의원의 공천 탈락은 갈수록 황폐해지는 정치 사막화의 한 단면일 것이다. 우리 정치에서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는 그 싹이 말라가고 있다. 여야 관계에서 대화와 타협이 사라지면서 대결과 갈등이 판치고, 당내에서도 소신과 상식마저 숨죽이게 만드는 배척의 권력정치가 횡행한다. 과거 민주당은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을 찾아 통합을 추구하고 외연을 확장함으로써 소수파 개혁 세력으로서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었다. 그런 역사마저 무색하게 만드는 게 요즘 민주당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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