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 흠집내기···잘 나가면 트집 잡는 中, K-콘텐츠가 그렇게 무서운가[스경X이슈]

강주일 기자 2024. 3. 13. 00: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고은 SNS



BTS, 장원영에 이어 이번엔 영화 ‘파묘’다. 또 중국의 K-콘텐츠 트집잡기가 시작됐다.

영화 ‘파묘’가 개봉 18일만에 800만 고지를 넘어서며 1000만 고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몇몇 중국인들이 ‘파묘’에 시비를 걸고 나서 논란이다.

한 누리꾼은 X에 “중국에선 얼굴에 글을 쓰는 것이 모욕적인 행위”라며 “한국인들이 잘 알지도 못하는 한자를 얼굴에 그린다는게 정말 우스꽝스럽다. 고대엔 범죄자들만 얼굴에 글자를 새겼다. 한국인들이 아무것도 모르면서 멋있다고 하는 걸 보면 웃기다” 등 비하 글을 이어갔다.

영화 ‘파묘’ 속 한 장면. 쇼박스 제공.



작품에는 최민식(상덕), 김고은(화림), 유해진(영근)이 귀신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얼굴에 축경(금강경)을 새기는 장면이 등장한다. ‘파묘’가 큰 흥행을 거두면서, 대중들 사이에서는 얼굴 사진에 축경을 합성해 패러디해 SNS에 올리는 열풍이 불기도 했다.

중국 누리꾼들이 한류 콘텐츠나 한류 아티스트들에 트집을 잡은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앞서 아이돌 그룹 장원영은 파리 패션위크에서 봉황 비녀를 착용하고 나섰다 뭇매를 맞았다. 장원영은 보그코리아 유튜브를 통해 “이 비녀는 한국의 멋을 파리에 보여드리고 싶어 한국에서 가지고 왔다”고 소개했다. 이에 중국 누리꾼들은 곧바로 장원영을 향해 ‘문화 강탈’이라고 주장했다.

장원영 인스타그램



구독자 48만 명을 보유한 중국의 인플루언서 멍선무무는 포털사이트 ‘넷이즈’에 ‘한국 그룹이 또 중국 문화를 훔쳤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장원영이 봉황 비녀가 한국 것이라 주장하며 방송했다”며 “예로부터 용과 봉황은 중화민족 고유의 상징물”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우리 전통 문화를 훔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봉황비녀가 중국의 것이라는 것을 명확히 하자” 며 장원영을 공격했다.

장원영이 착용한 비녀는 우리나라 전통 장신구인 ‘봉잠’이다. ‘봉잠’은 비녀 머리를 봉황 모양으로 만든 비녀다. 용의 형상으로 만든 ‘용잠’이나 박쥐·꽃·나비·새를 한꺼번에 표현한 ‘떨잠’등과 함께 화려하고 아름다운 것이 특징이다.

그룹 뉴진스. 문화관광부



걸그룹 뉴진스는 한지 홍보 영상을 찍었다가 질타의 대상이 됐다.

뉴진스는 지난해 한지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공공기관과 함께 홍보영상을 찍었다. 이 영상이 공개되자 뉴진스의 SNS계정은 하루 만에 수천개의 비방 댓글이 달렸다.

중국 누리꾼들은 “제지술은 중국의 것”이라며 “뉴진스는 제지술을 훔쳐가지 말라”고 악플을 쏟아냈다.

이밖에 블랙핑크, 아이유, BTS, 배우 수지 등 수많은 한국 인기 아티스트들이 중국 누리꾼들의 말도 안되는 생트집의 공격 대상이 됐다. 그랬던 중국 누리꾼들이 이번에는 잘 나가는 ‘파묘’를 걸고 넘어지면서 국내 팬들의 반발심도 커져가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최근 몇 년간 한국의 드라마 및 영화가 세계인들에게 큰 주목을 받다보니 중국 누리꾼들의 열등감은 날로 커져가는 모양새”라면서 “물론 건전한 비판은 좋다. 하지만 중국 누리꾼들에게 한가지 충고를 하고 싶은 건 이제부터라도 K콘텐츠를 몰래 훔쳐보지나 말았으면 한다”고 일침을 날렸다.

또 서교수는 “지금까지 ‘더 글로리’, ‘오징어게임’, ‘우영우’ 등 세계인들에게 인기있는 콘텐츠를 불법 다운로드하여 ‘도둑시청’ 하는 것이 그야말로 습관화가 돼 버렸다”면서 “배우들의 초상권을 마음대로 사용하고, 짝퉁 굿즈를 만들어 판매해 자신들의 수익구조로 삼았으며, 무엇보다 몰래 훔쳐 보고 버젓이 평점까지 매기는 일까지 자행해 왔다”며 “K콘텐츠에 대해 왈가불가만 할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 문화에 대한 ‘존중’을 먼저 배워라”고 일갈했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