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보가 어느달에 사망했지?…그런데 내가 언제 퇴임했지?"

김경희 2024. 3. 12.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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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세로 미국 역사상 최고령 현직 대통령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력 논란에 결정타를 날린 기밀문서 유출·불법보관 수사 특검의 조사 진술 전문이 12일(현지시간) 공개됐다.

로버트 허 특검이 하원 청문회에 앞서 의회에 제출한 진술 전문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다섯 시간에 걸쳐 조사를 받을 당시 상황이 그대로 담겼다.

미국 언론들은 아들의 사망 등 일부를 제외한다면 전체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특검 조사에서 분명하고 상세한 기억력을 보여줬다는 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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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인지력논란' 특검 진술전문 공개…아들사망 관련 혼란노출
특검, 하원에 진술 전문 제출…바이든 "기억나지 않는다" 답변 반복
NYT "대부분 사안 상세하게 기억"·WP "묘사된 만큼 기억력 나쁘지 않아"
조 바이든 대통령과 아들 보 바이든 [AP 연합뉴스 자료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81세로 미국 역사상 최고령 현직 대통령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력 논란에 결정타를 날린 기밀문서 유출·불법보관 수사 특검의 조사 진술 전문이 12일(현지시간) 공개됐다.

로버트 허 특검이 하원 청문회에 앞서 의회에 제출한 진술 전문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다섯 시간에 걸쳐 조사를 받을 당시 상황이 그대로 담겼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출된 기밀 문서를 비서진이 어떤 경로로 사적 장소에 보관하게 됐는지에 대한 구체적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전혀 모르겠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특히 논란이 됐던 장남 보 바이든의 사망과 관련해서는 상당히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특검은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불기소 처분을 결정하면서 수사 보고서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 재임 기간과 장남 사망 연도도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력이 나쁜 노인'으로 기술해 파문을 일으켰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검 보고서 공개 직후 기자회견을 자청, "어떻게 그런 질문을 할 수 있느냐"면서 "질문을 받았을 때 솔직한 심경으로, 이게 그들하고 무슨 상관이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격노한 바 있다.

조사에서 허 특검은 보 바이든의 사망 일시를 직접적으로 묻지 않고 부통령 퇴임 직후 업무와 관련한 서류를 어디에 보관했는지 추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시점부터 눈에 띄게 더듬거리며 "잘 모르겠다. 이 시기에 아들이 파병됐고 또 죽어가고 있었다"면서 "보가 어느 달에 사망했지? 세상에 5월 30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악관 변호사가 "2015년"이라고 덧붙였고, 바이든 대통령이 "그가 2015년에 사망했나?"라고 반문했다.

로버트 허 특검 [워싱턴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바이든 대통령은 또 "트럼프가 당선된 것이 2017년 11월이었냐"고 했고, 익명의 남성이 "2016년"이라고 정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렇다면 왜 내가 2017년 파일을 가지고 있느냐"고 물었고, 백악관 자문이 "집무실을 떠난 것이 2017년 1월이었다"고 답했다.

부통령 재임 시점과 관련해서 바이든 대통령이 일부 혼돈을 보이기는 했지만 곧바로 정정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첫날 진술에서 2009년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관련한 문건이 유출된 경위와 관련, "누군가 넣었을 것"이라며 "그게 2013년이었다면, 그런데 내가 언제 퇴임했지?"라고 물었지만 2017년이라는 측근의 도움에 바로 답변을 이어갔다.

둘째날 진술 중에도 2009년을 언급하며 "내가 당시에도 부통령이었나"라고 물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09∼2017년 부통령을 지냈고, 장남 보는 2015년에 사망했다.

미국 언론들은 아들의 사망 등 일부를 제외한다면 전체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특검 조사에서 분명하고 상세한 기억력을 보여줬다는 평을 내렸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은 많은 사안에 있어 매우 상세하고 명석한 기억력을 보였다"고 평했고,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대통령은 보고서에 묘사된 만큼 기억력이 흐리지 않았고, 허 특검 역시 바이든 대통령 주장처럼 무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CNN 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은 진술의 상당 부분을 특유의 농담으로 이어갔다"며 "일반적으로 조사받을 때 말을 짧게 하라는 조언을 받는 피고인들과 달리, 그는 상원 시절 장기인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와 유사한 전략을 구사해 무의미한 발언을 길게 이어갔다. 전문만 본다면 웃음이 오가는 나쁘지 않은 분위기였다"고 보도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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