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禁 ‘성+인물’ 3편, 나체쇼에도 “교육적” 댓글 달린 이유는

김민정 기자 2024. 3. 12.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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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성+인물’의 김인식(왼쪽) PD와 윤신혜 작가. /넷플릭스

“저질이다” “교육적이다”.

해외 성 문화를 다룬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성+인물’의 새 시즌을 두고 극과 극 반응이 나온다. ‘성+인물’은 시즌1 ‘일본편’으로 MC 신동엽의 ‘TV 동물농장’ 방송 하차 요구까지 불러온 논란의 ‘19금’ 예능.

그런데 이번 시즌3 ‘네덜란드, 독일편’은 ‘교육적이다’ 같은 후기들이 나와 눈길을 끈다. ‘성 문화를 소재로 한 음담패설’ 같은 부정적 의견도 여전하지만, ‘한국 밖 다른 문화를 볼 수 있어 유익하다’ ‘야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됐다’ 같은 댓글이 달리고 있는 것. 거센 비판을 받았던 시즌1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지난달 20일 공개 직후 넷플릭스 국내 주간 순위 2위(TV 부문)에, 2주 차에 5위에 올랐다.

이번 시즌도 수위가 결코 낮지 않다. 암스테르담 홍등가의 ‘라이브 섹스 쇼’를 담았고, 독일의 나체주의, 혼탕 문화, 여성 자위 기구 등도 다룬다. 그럼에도 ‘외설’ 논란이 줄어든 건 인터뷰 질문이나 화면에 담는 방식을 조정했기 때문. 시즌1은 성을 너무 오락적으로 다뤄 논란이 됐고, 이를 의식한 시즌2부터는 문화 탐방 느낌이 강해졌다. ‘성+인물’의 김인식 PD와 윤신혜 작가는 최근 인터뷰에서 “그동안 시청자 후기와 언론 리뷰를 꼼꼼히 읽으며 의견을 반영했다”며 “시즌을 거듭하며 개선해 나가려 노력했는데 반응으로 확인돼 기쁘다”고 했다.

넷플릭스 ‘성+인물’의 두 진행자가 독일의 혼탕에서 만난 현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넷플릭스

OTT가 표현의 자유에 제한을 받지 않는 ‘무풍지대’ 같지만, 다수의 시청자 감성과 완전히 따로 갈 수는 없음을 보여준 셈이다. TV와 달리 방송법의 제한을 받지 않는 OTT의 자유가 ‘독’이 될지, ‘약’이 될지에 대해선 많은 논란이 있어왔다. OTT 콘텐츠에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장면이 많은 것에 대한 지적도 쏟아지는 상황.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방송법 제한을 받지 않는 OTT에는 수위 조절의 문제가 있다”며 “시청자의 비판과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받으며 적정선을 잡아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성+인물’이 시즌3까지 나온 것은 논란 속에서도 시청자들이 외면하지 않은 화제작이었음을 보여준다. 우리 사회에서 금기시되는 ‘성’이라는 주제를 밖으로 끌어내 의미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 PD는 “1년 전엔 이런 소재가 시기상조라는 반응이 많았는데, 대중이 시청하고 의견을 주는 과정을 거치면서 성이란 소재를 다룰 수 있는 시대가 되고 있는 게 의미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제작진은 이번 시즌을 통해 미지의 문화에 대한 시청자의 갈증도 느꼈다고 한다. 김 PD는 “조금 더 깊게 (나체주의 등의) 문화적 배경을 다뤄도 시청자가 흥미로워하겠구나 느꼈다”고 했다. 윤신혜 작가는 “문화를 알아가며 재미를 느끼셨다는 피드백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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