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된 멧돼지 광역울타리…곳곳 끊기고 훼손
【 앵커멘트 】 지난 2019년부터 정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막기 위해 경기도와 강원도를 가로지르는 울타리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그 길이만 휴전선의 7배에 달하는데 시간이 흐른 지금 울타리를 친 목적이나 효과는 기억도 나지 않고 흉물스런 철조망만 남았습니다. 장진철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 기자 】 길을 따라 끝없이 이어진 철조망.
아프리카돼지열병의 매개체인 멧돼지 이동을 막으려고 설치한 광역울타리입니다.
1,100억 원을 들여 경기와 강원도에 설치한 울타리가 무려 1,831km, 휴전선의 7배나 됩니다.
설치 3년이 지난 철조망은 덩굴과 각종 홍보 현수막으로 뒤덮였습니다.
닫혀 있어야 할 문은 활짝 열려 있는 게 태반이고, 열린 문을 아예 고정시켜놨습니다.
▶ 인터뷰 : 박선관 / 강원 화천군 - "저희가 관리를 못 하죠. 왜냐하면 밭에 들어갔다가 매번 다시 한번 세워놓고 나와야 하는데 나오면서 걸기는 사실 힘들거든요."
촘촘해야 할 울타리 곳곳에 구멍이 뚫렸고 잘려나간 곳도 많습니다.
▶ 스탠딩 : 장진철 / 기자 - "도로를 따라 이어지던 울타리가 30미터 넘게 끊겨 있습니다. 가드레일 공사를 위해 철거한 건데 그 기간만 1년이 넘습니다."
철조망은 멧돼지만 막아선 게 아닙니다.
울타리 너머 눈 덮인 산에서 꼼짝도 못하는 동물, 바로 천연기념물 산양입니다.
먹이를 찾아 도로변까지 내려왔다 울타리에 막혀 오도가도 못하고 탈진했습니다.
▶ 인터뷰(☎) : 정인철 /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모임 사무국장 - "임시로 설치한 울타리다 보니까 현재로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의 방지 효과보다는 오히려 야생동물을 죽이는 악 효과로서 기능을 하고 있다…."
철조망 관리 책임을 맡은 지방자치단체들마저 매년 들어가는 1억 원 가까운 돈을 아예 철거하는 데 쓰자고 할 지경입니다.
▶ 인터뷰(☎) : 지자체 관계자 - "ASF(아프리카돼지열병)가 아래쪽까지 번진 상태고요. 관리하는 부분도 있고. 저희가 회의를 할 때나 이럴 때 철거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 (건의하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이제서야 철거를 위한 연구용역에 나섰습니다.
MBN뉴스 장진철입니다. [mbnstar@mbn.co.kr]
영상취재 : 정의정 기자 영상제공 :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모임 영상편집 : 이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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