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언제든 가능해야 저출생 해결”…세계적 인구석학의 조언

권한울 기자(hanfence@mk.co.kr) 2024. 3. 12.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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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가정이 양립하려면 누구나, 언제든 재택근무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세계적인 인구학 석학인 마티아스 됩케(Matthias Doepke) 미국 노스웨스턴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매일경제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과 가정의 양립이 중요하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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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인구석학 됩케 교수
“재택근무 언제든 가능해야”
재택근무 [사진 = 픽사베이]
“일과 가정이 양립하려면 누구나, 언제든 재택근무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세계적인 인구학 석학인 마티아스 됩케(Matthias Doepke) 미국 노스웨스턴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매일경제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과 가정의 양립이 중요하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아이가 갑자기 열이 나면 누군가는 돌봐야 하는데, 직원들이 매일 사무실로 출근해야 하는 것은 맞벌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과 같다는 설명이다.

됩케 교수는 이 같은 유연근무와 출산·육아 지원정책을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 직원에게만 출산·육아 제도를 지원한다면 성 불평등이 강화되고 일과 가정생활을 양립하기 어려워진다”면서 “유럽에서는 아빠가 된 남성 직원이 3개월 가량 휴가를 쓰고 아이를 돌보는 것을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부가 함께 일과 가정의 양립에 성공해야 진정한 양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기업들은 남녀 직원 모두에게 아이를 돌볼 수 있도록 충분히 지원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느냐”면서 “일·가정 양립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젊은 인재들이 유연하게 일할 수 있는 기업을 선호하는 만큼, 기업 스스로 가족 친화적인 문화를 만들어 보여준다면 기업의 매력도 더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은 우수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유연근무를 강화하고 출산·육아 관련 혜택을 모든 직원에게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정부의 제도적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 출산·육아휴직자들 대부분이 휴직기간 중의 수입이 아니라 복귀 후 인사와 업무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만큼, 팀 배정이나 승진에 불이익이 없도록 제도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됩케 교수는 강조했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현금성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는 “출산은 인생의 큰 결정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현금 인센티브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면서 “저출산의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근본 문제를 해결하면 장기적으로는 출산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마티아스 됩케(Matthias Doepke)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 [사진 = 본인 홈페이지]
됩케 교수 연구진은 202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중심으로 여성 경제활동참여율과 출산율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여성의 경제 활동이 활발한 나라에서 출산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여성이 일터로 많이 나갈수록 아이를 덜 낳으려 한다는 과거 통념은 이제 유효하지 않다”면서 “오늘날 선진국에서 대부분 여성들은 직업과 가족(자녀)을 모두 갖고 싶어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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