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첫 대표팀 발탁 주민규 “막내라 생각...머리 쳐 박고 뛰겠다”

울산/장민석 기자 2024. 3. 12.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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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33세에 국가대표의 꿈을 이룬 울산 HD 스트라이커 주민규. / 프로축구연맹

만 33세 나이에 생애 첫 국가대표에 발탁된 주민규(울산 HD)가 “대표팀 막내라고 생각하고 머리 쳐박고 정말 열심히 간절하게 뛰겠다”고 밝혔다.

주민규는 12일 전북 현대와 벌인 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울산 1대0 승)이 끝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대표팀에 처음 뽑힌 소감을 밝혔다. 그는 11일 대한축구협회가 발표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태국 2연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2연전에 임시 사령탑을 맡은 황선홍(56) 감독은 주민규의 발탁 이유에 대해 “지난 3년간 K리그에서 50골 이상 넣은 선수는 주민규가 유일하다. 더는 설명이 필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주민규는 “그동안 축구를 하면서 대표팀에 뽑히지 못해 상처 받은 순간이 많았다”며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다 보니까 이런 결실을 맺은 것 같다. 포기하지 않은 내 자신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늘 성원을 아끼지 않았던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하루 하루 버텼는데 이런 좋은 날이 와서 굉장히 기쁘다”고 덧붙였다.

주민규는 33세 333일에 국가대표로 선발되면서 역대 가장 늦은 나이에 A대표팀에 발탁된 기록을 세웠다. 그는 “아내가 ‘고령 오빠’라고 놀렸지만, 이것도 1등이니까 기분 좋았다”며 “이 나이에 이렇게 들어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감사하다”고 말했다.

주민규를 선발한 황선홍 감독은 A매치에서 50골을 터뜨리는 등 한국 축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스트라이커다. 주민규는 “황 감독님이 현역 시절 굉장히 많은 골을 넣었는데 그 스킬을 이번 기회에 배우고 싶다”며 “감독님에게 노하우 등 많은 것을 물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최고 선수인 손흥민 선수에게도 배울 게 많을 것”이라며 “짧은 시간이지만 같이 좀 붙어 다니며 장점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웃었다.

주민규는 2013년 연습생 신분으로 고양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15년 2부 리그 서울 이랜드에서 본격적으로 스트라이커로 뛰면서 기량을 인정 받았고, 차근차근 성장해 서른 한 살이던 2021년 제주에서 22골로 K리그1(1부) 득점왕에 올랐다. 지난 시즌에도 17골을 터뜨리며 두 시즌 만에 득점왕을 탈환했다.

주민규는 “시작이 남들보다는 좋지는 못했지만, 늘 배우려는 자세로 임하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며 “다른 축구 선수들도 나를 보며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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