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로 보답받은 주민규 “포기하지 않으니 이런 날이 옵니다, 막내처럼 뛸게요”
“포기하지 않으니 이런 날이 오네요.”
생애 첫 태극마크를 가슴팍에 달은 주민규(34·울산)는 북받치는 설움을 감추지 않았다.
주민규는 12일 울산문수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 자리까지 올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솔직히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는데 노력하니 결실을 맺은 것 같아 나 자신이 뿌듯하다”고 웃었다.
주민규는 하루 전인 11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태국과 2연전(21일·25일)에 나설 소집명단(23명)에 이름을 올렸다. 그가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늦은 나이(33세 333일)에 대표팀에 발탁된 순간이었다.
주민규는 30대에 기량을 꽃피운 골잡이로 2021년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생애 첫 득점왕(22골)에 등극한 이래 K리그1 최다골(2022년 17골·2023년 17골)의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규는 태극마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전성기를 누릴 때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파울루 벤투와 위르겐 클린스만 모두 그를 외면했다.
당시를 떠올린 주민규는 “사실 선수인 나는 견딜 수 있다. 가족들은 굉장히 상처를 많이 받았다”면서 “누구나 부모는 자기 자식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아내는 남편이 최고라 말한다. 그게 미안해 포기하지 않고 하루 하루를 버티니 이런 좋은 날이 온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33세 333일이라는 숫자에 아내는 ‘최고령 오빠’라고 장난을 친다. 어쨌든 1등이니 기분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 더 젊은 나이에 들어갔다면 좋았겠지만 이 나이에도 뽑아주신 것에 감사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주민규를 더욱 기쁘게 만든 것은 대표팀 발탁 소식과 함께 들려온 “지난 3년간 K리그1에서 50골 이상 넣은 선수는 주민규가 유일하다. 더는 설명이 필요 없다”는 황 감독의 기자회견 발언이었다.
주민규는 “‘어떻게 하면 대표팀에 들어갈 수 있을까’라며 실망하던 날 인정해주신 것이라 기뻤다. 포기 하지 않으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축구 선수들도 희망을 가졌으면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주민규는 18일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시작하는 그 날을 기다린다. 나이만 따진다면 베테랑인 그가 대표팀에선 출전 기록이 전무한 새내기다.
주민규는 “대표팀에선 열심히 뛰는 간절함이 전부”라면서 “막내라는 생각으로 뛰겠다”고 다짐했다.
울산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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