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목소리] “어깨 문제없다”는 울산 설영우, “전북에 두려움 없어”

[스포탈코리아=울산] 이현민 기자= “골을 넣고 기분 좋다고 세리머니 하다가 어깨 빠진 건 문제가 있는 거지, 앞으로 더 배워야 한다.”

울산 HD 홍명보 감독이 애제자 설영우에게 일침을 날렸다. 경고성이 아닌, 애정이 듬뿍 담긴 메시지였다.

설영우가 12일 오후 7시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전북현대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2023/2024 8강 2차전서 전반 추가시간 루빅손의 크로스를 환상적인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1-0 승리를 이끌었다.

울산은 총합 스코어 2-1로 전북을 누르고 ACL 4강행 열차에 탑승했다.

경기 후 수훈 선수에 선정된 설영우는 “전북전을 앞두고 많은 걸 준비했다. 이와 별개로 전북과 대결에서 결과를 내야 한다는 마음이 있었다. 이겨서 기분이 좋다. 모든 팀원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설영우는 공수를 오가며 맹활약했다. 전반 추가시간 골을 넣고 울산 서포터스 앞에서 너무 기쁜 나머지 격하게 세리머니를 하다가 어깨를 다쳤다. 급히 의료진이 투입됐다.

설영우와 함께 공식 기자회견에 나섰던 홍명보 감독이 ‘어깨 문제 관련해’ 잔소리를 했다. 옆에 있던 설영우가 “골을 넣고 너무 기뻐서 그랬다. 무리한 동작 때문이었다. 주치의 선생님 덕에 지금은 괜찮다”고 특유의 눈웃음으로 맞받아쳤다.

이제 울산은 전북 트라우마를 떨쳐냈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3승 1패로 우위를 점했다. 설영우는 전북과 리그 최종전에서 결승골을 뽑아내며 2연속 우승을 자축했다. 오늘 또 터졌다. 울산은 ACL 4강 진출과 함께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진출 불을 밝혔다.

그는 “처음 울산에 입단하면서 전북과 라이벌 구도를 많이 겪었다. 신인 때 중요한 고비마다 전북 앞에서 주눅이 많이 들었다. 홈, 원정 상관없이 졌다. 하기 싫은 팀이라는 인상이 강했다”면서, “내가 2년 차에 홍명보 감독님이 오시면서 많이 변했다. 계속 이기면서 예전의 두려움이 없어졌다. 이제 당연히 이기겠다는 자신감이 있다. 다른 선수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며 울산 앞에 전북은 없다고 당당히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