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대청호 일대, 때아닌 침수 피해…“대책 시급”

정진규 2024. 3. 12.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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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청주] [앵커]

요즘, 대청호 일대 주민들이 때아닌 침수 피해를 겪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 충북의 강수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비가 많이 내려 대청호 수위가 올라선데요.

주민들은 장마철에 이어 이제는 겨울에도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현장 K, 정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청호 연안인 옥천군 군북면의 한 마을입니다.

마을에서 마을을 잇는 하나뿐인 도로 곳곳에 나뭇가지와 쓰레기가 나뒹굽니다.

지난달 중순, 대청호 수위가 올라 물이 성인 허리 높이까지 들어찼다 20여 일 만에야 빠진 겁니다.

[유제도/옥천군 군북면 추소리 이장 : "(길이 침수돼서) 산으로 넘어 다녀요. 그렇게 불편하게 60대, 70대 노인들이 엄청 불편을 겪고 있거든요."]

이 길은 외곽 마을과 농지를 잇는 유일한 통로입니다.

주민들은 물이 빠지자마자 서둘러 농작업 나섰습니다.

겨울철에 농로가 침수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언제 또 길이 잠길지 몰라 불안감이 큽니다.

[조계자/옥천군 군북면 추소리 : "물에 잠기면 사람 자체도 못 와요. 산이 또 얼마나 높아요. 사람 다니는 길 자체도 아예 없어요."]

근처 또 다른 마을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농지로 가는 유일한 길이 보름 이상 침수돼, 3만여 ㎡의 농지에 접근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주영환/옥천군 안남면 연주2리 이장 : "농사를 포기한 사람도 서너 집 되죠. 왜냐하면 (비가) 왔다 하면 불편하고, 농사를 지어놓고 길이 침수되면 다 버려야 하니까요."]

대청호 상류에 조성된 15만 5천여 ㎡의 서화천 생태 습지도 모두 침수됐습니다.

물이 빠진 습지엔 각종 시설물이 여기저기 널려 있습니다.

이곳은 대청호 상류에서 유입되는 가축 분뇨와 생활 오수를 저감하는 인공 습지입니다.

하지만 물이 가득 들어차면서 상류에서 흘러온 부유물이 처리되지 못해 악취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유재헌/옥천군 군북면 지오리 이장 : "원칙적으로 (침수되지 않게) 하려면 1m 50cm 흙을 더 올려서 새로 해야 합니다."]

수자원공사는 겨울인데도 이례적으로 비가 많이 와 대청호 수위가 올랐다고 말합니다.

지난 42년간 대청호 유역의 1, 2월 평균 강수량은 68.6mm.

하지만 올해 같은 기간엔 2배 이상 많은 139.7mm가 쏟아졌습니다.

[전경진/수자원공사 대청댐지사 운영과 차장 : "(대청댐) 상·하류 상황을 고려해서,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최적의 수위를 낮추는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주민들은 장마철마다 반복되던 침수 피해가 겨울까지 확대되고 있다면서 환경부에 집단 민원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정진규입니다.

촬영기자:김현기

정진규 기자 (jin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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