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의 역전 1위, 페퍼에 달렸다? "과일 바구니라도 보내야 하나"

1위 등극의 실낱 희망을 살린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모처럼 환한 미소를 지었다.

흥국생명은 12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현대건설을 세트 스코어 3 대 0(25-22 27-25 25-20)으로 제압했다.

경기 전 흥국생명은 승점 73으로 1위 현대건설(승점 77)에 4점 차로 뒤진 2위에 자리했다. 시즌 종료까지 2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이날 패하면 1위에 오를 기회를 놓칠 뻔했다.

하지만 이날 승점 3을 추가하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승점 76(27승 8패)으로 1점 차 추격에 성공하며 1위 탈환의 실낱 희망을 살렸다.

경기 후 아본단자 감독은 "여전히 지난 경기가 생각이 나서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고 농담을 던지며 웃었다. 흥국생명은 직전 페퍼저축은행전에서 1대3으로 패해 1위 경쟁에서 잠시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과거는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오늘 승리로 위안을 삼아야겠다. 남은 경기가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이렇게 마지막까지 알 수 없는 1위 경쟁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고 말했다.

최종전에서 두 팀이 나란히 승점 3을 획득하면 현대건설이 1위에 등극한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승점 2를 획득하는 데 그치고, 흥국생명이 승점 3을 추가하면 1위에 오르게 된다.

아본단자 감독은 현대건설의 최종전 상대 페퍼저축은행의 선전을 기대했다. 그는 "과일 바구니라도 보내서 응원을 해야할 것 같다"고 껄껄 웃었다.

패장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은 "선수들이 많이 지쳐보였다. 1세트는 경기력이 좋았지만 결정력이 아쉬웠다"면서 "(양)효진이가 몸이 안 좋았는데, 그럴 때를 대비할 준비가 부족했다. 빨리 잊고 기회를 잡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모마가 양 팀 최다인 27점으로 활약했으나 나머지 선수들의 활약이 아쉬웠다. 강 감독은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았고, 세터 (김)다인이도 답답했을 거다"라면서 "챔프전에 가서도 결정력이 살아나지 않으면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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