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 근로자 위해 짓는다더니…‘그림의 떡’ 수영장
[KBS 광주] [앵커]
시청자의 제보가 곧 뉴스가 되는, 제대로 보는 기자, '제보자' 순서입니다.
지난해 광주 평동산단에 근로자와 주민들을 위해 수영장을 갖춘 체육시설이 들어섰는데요.
정작 근로자들은 수영장 시설을 이용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그 이유를, 손민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전 6시가 조금 넘은 시각,
광주의 한 공공 수영장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운동을 하러 온 시민들로 수영장이 꽉 찼습니다.
[전복규/광주시 쌍촌동 : "한 시간 정도 수영하고 9시까지 출근하고 그렇게 생활하고 있는데 일찍 여는 수영장이 있어서 너무 좋은데 (없다고 하면) 이사까지 고려해 봐야죠."]
비슷한 시간대, 시립광주평동체육관 수영장은 아직 운영 전입니다.
지금은 9시를 조금 넘긴 시각입니다.
다른 수영장과 달리 이제서야 이용객이 입장하고 있습니다.
이 수영장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산단 노동자들이 대부분 일하는 시간에만 문을 여는 겁니다.
출근 전이나 퇴근한 이후 수영장을 이용하고 싶지만 그림의 떡입니다.
[박상국/인근 주민 : "8시까지 출근해야 하는데 어떻게 이걸 이용하겠어요? 이용할 수가 없죠. 참 안타깝죠 이 좋은 시설을. 누구를 위한 시설인지 묻고 싶어요 진짜."]
시립광주무등체육관도 운영 시간이 같습니다.
두 체육시설 모두 광주시의 위탁을 받아 광주도시공사가 운영하는 곳입니다.
도시공사 측은 이용객이 적은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종호/광주도시공사 시설운영팀장 : "(운영 시간을 늘리면) 오전, 오후 근무로 나눠서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인원보다 직원이 배로 (필요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공공 수영장은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문을 여는 곳이 많습니다.
시민 편의를 위해 거액의 예산을 들여 지은 체육시설, 다 지은 뒤에는 오히려 수익성 논리에 밀려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민주입니다.
촬영기자:정현덕
손민주 기자 (han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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