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함대’ 승선 꿈꾸던 소년, 모로코 국가대표로
스페인 유소년 대표로 뛰었지만
‘아버지의 나라’ 유니폼 입기로
스페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가 자랑하는 만능 공격수 브라힘 디아즈(24·사진)가 스페인이 아닌 모로코 국가대표로 국제 무대를 누비게 됐다.
스페인의 ‘마르카’는 12일 디아즈가 아버지의 나라인 모로코 축구대표팀 선수로 뛰겠다고 결심해 3월 A매치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고 보도했다. 스포츠전문매체 ‘ESPN’ 역시 디아즈와 가까운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모로코행을 전했다.
디아즈는 이탈리아 AC밀란에서 임대 선수로 성인 무대를 밟고 돌아온 뒤 자신의 재능을 일깨운 만능 공격수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주드 벨링엄에게 주전은 내줬으나 그라운드를 밟을 때마다 공격 포인트(8골 4도움)를 기록하며 사랑받고 있다. 특히 벨링엄이 부상으로 이탈했던 라이프치히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는 홀로 수비수 셋을 무너뜨리는 드리블 돌파에 이은 원더골로 4-0 승리를 이끌었다.
스페인 출신 어머니와 모로코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디아즈는 지금껏 무적함대(스페인 축구대표팀의 애칭)를 꿈꾸던 선수였다. 스페인 17세 이하 축구대표팀을 시작으로 19세와 21세 그리고 성인 대표팀까지 멈추지 않고 성장했다.
그런데 디아즈가 2021년 리투아니아와의 평가전(4-0 승)에서 A매치 데뷔전 데뷔골을 넣은 뒤 좀처럼 대표팀에 소집되지 못하면서 변화가 감지됐다.
왈리드 레그라기 모로코 대표팀 감독이 직접 디아즈와 접촉하면서 소속이 바뀌는 이변이 일어났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르면 디아즈는 공식 대회가 아닌 친선경기에 출전했던 터라 모로코 국가대표로 활약하는 데 어떤 문제도 없다.
스페인 축구협회(RFEF)가 서둘러 디아즈 설득에 나섰으나 이미 늦었다. 루이스 데 라 푸엔테 스페인 대표팀 감독은 “모든 선수는 스스로 결정을 내릴 자유가 있다”면서 “선수를 소집할 때는 자격과 의지, 선발이라는 세 가지 단계를 거친다. 디아즈와 따로 대화를 나눈 적이 없지만 그를 높이 평가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디아즈가 이제 모로코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가 관심사다. 디아즈의 데뷔 무대가 되는 3월 A매치 평가전 2연전에선 앙골라와 모리타니를 상대한다. 모로코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4강 진출이라는 기적을 썼다. 올해 초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선 16강 탈락으로 아쉬움을 남겼으나 디아즈 합류로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하게 됐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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