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공수 맹활약...여자 배구 흥국생명 1위 불씨 살렸다

최수현 기자 2024. 3. 12.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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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현대건설과 벌인 벼랑 끝 승부에서 승리하며 정규리그 1위 희망을 살렸다.

흥국생명 김연경이 12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현대건설과 벌인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팀 득점 성공에 기뻐하고 있다./연합뉴스

흥국생명은 12일 V리그 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현대건설에 3대0(25-22 27-25 25-20) 압승을 거뒀다. 정규리그 1위 자리가 걸린 맞대결이었다. 2위 흥국생명에 승점 4 차로 앞서 있던 1위 현대건설은 이날 승리하면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짓고 챔피언결정전으로 직행할 수 있었다. 흥국생명은 이날 패배할 경우 남은 경기에서 승리해도 정규리그 1위 기회가 사라졌다. 이 경기 전까지 두 팀은 5번 맞붙어 흥국생명이 3번, 현대건설이 2번 이겼다. 양팀 감독이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선언한 이날 수원체육관은 3836석이 매진됐다.

흥국생명은 윌로우(26·미국)가 21점, 김연경(36)이 16점, 레이나(25·일본)가 14점을 고루 올렸다. 현대건설은 모마(31·카메룬)가 27점을 기록했으나 양효진(35)과 정지윤(23)이 각각 8점, 7점으로 부진했다. 고비마다 득점에 성공해 화려한 세리머니를 펼치며 분위기를 끌어올린 김연경은 양팀 선수 중 최고 공격 성공률(45.45%)에 수비에서도 맹활약했다. 그는 “사실 지난 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에 패해 충격이 컸고 팀 분위기가 가라앉아 바꾸려고 선수들이 서로 노력을 많이 했다”며 “오늘 지면 현대건설에게 (정규리그 1위를) 완전히 넘겨주는 상황이어서 ‘눈앞에서는 절대 주지 말자’고 서로 얘기했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8일 최하위 페퍼저축은행에 1대3 충격패를 당한 바 있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으나, 챔피언결정전에서 한국도로공사에 2승 후 3연패를 당해 우승을 내줬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김연경은 은퇴 고민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다시 한번 흥국생명에서 우승에 도전했다. 김연경은 “사실 우승하려고 은퇴를 안 한 건 아니고 이래저래 많은 상황이 있었다”며 “이렇게 된 이상 마지막 남은 경기를 이기고 정규리그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규리그 1위 확정을 눈앞에 뒀던 현대건설은 공격이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현대건설은 2019-2020시즌과 2021-2022시즌 모두 정규리그 1위를 달렸지만, 코로나 사태로 포스트시즌 없이 정규리그가 조기 종료되면서 ‘우승’ 타이틀을 얻지 못한 채 아쉽게 마무리했다. 2022-2023시즌엔 개막 후 15연승을 달리는 등 승승장구 하다가 시즌 막판 주축 선수들 부상으로 정규리그 1위를 흥국생명에 내줬고, 플레이오프 2연패로 탈락했다. 최근 위파위(25·태국) 부상으로 주춤했으나, 올 시즌에는 우승 기회를 반드시 잡겠다는 각오다.

이제 1위 현대건설(승점77·25승10패)과 2위 흥국생명(승점76·27승8패)의 승점 차는 ‘1′로 줄었다. 정규리그는 오는 17일 종료 예정이며 양팀은 각각 한 경기만을 남겨뒀다. 흥국생명은 15일 4위 GS칼텍스(승점51·18승17패)와 홈 경기, 현대건설은 16일 7위 페퍼저축은행(승점14·4승30패)과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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