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 논란' 전지예 사의…'5·18 망언' 도태우는 공천 유지(종합)

- 반미단체 활동이력 野비례후보
- “與 왜곡 분노…승리 위해 사퇴”
- 국힘은 도 후보 공천 유지학기로
- 당내 공천 재고 목소리 컸지만
- 민주 “문제 후보 더 있다” 공세

반미 단체 출신으로 논란이 된 더불어민주연합 전지예 비례대표 후보가 12일 자진사퇴했다. 민주연합은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야권 비례대표 위성정당이다.

12일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를 자진사퇴한 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운영위원

공천 유지하기로 한 국민의힘 도태우 후보

반면 국민의힘은 과거 5·18 폄훼 발언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도태우(대구 중·남구) 후보 공천을 재검토한 끝에 공천을 유지하기로 했다. 민주당으로서는 논란의 중심에 있던 인물이 스스로 물러나면서 여당의 색깔론 공세를 피할 수 있게 됐지만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공천 재검토 카드까지 꺼내들었지만 무딘 칼날을 휘두른 셈이 됐다. 여기에 야당은 이를 고리 삼아 공세 수위를 높일 전망이다.

반미 단체인 ‘겨레하나’ 활동가 출신으로 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로 선정돼 논란이 된 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운영위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사퇴의사를 밝히며 “보수 언론들은 저를 종북, 반미단체 출신이라며 낙인찍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한미연합훈련 반대, 주한미군 철수를 외치던 단체 대표 출신’ ‘노골적인 종북 인사’라며 사실과 다른 주장으로 국민경선의 취지를 폄훼했다”고 주장했다.

전 위원은 “낡은 색깔론을 꺼내 들어 청년의 도전을 왜곡하는 국민의 힘에 분노한다. 윤석열 정권 심판을 바라는 국민께 일말의 심려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말로 진보 진영의 총선 승리를 위해 사퇴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민주연합은 시민사회 몫으로 전 위원 등 4명을 선발했는데, 보수 진영은 전 위원이 겨레하나 활동가 출신이란 점을 맹폭했다. 전날 민주당 최고위 회의에서 이와 관련한 우려가 나왔고, 민주당이 시민단체 몫 비례대표 후보 재추천을 민주연합에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과 비슷하게 인물 논란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은 이날 회의에서 도태우 후보에 대해 오전부터 논의했지만 격론 끝에 공천 유지 결론을 냈다.

도 후보는 2019년 유튜브 방송에서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 굉장히 문제가 있는 부분이 있고, 특히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가 된다는 것이 상식’이라고 언급한 사실 등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전날 한 위원장은 공관위에 “도 후보의 과거 발언 전반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게 면밀히 재검토해달라”고 요청했고, 공관위가 이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것이다.

당내에선 도 후보에 대한 공천 취소 가능성을 크게 봤다. 광주시와 5·18 관련 단체가 잇따라 비판 성명을 내고 있고 지도부 내에서도 공천 재고의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겠다는 약속도 한 바 있는 만큼 공천 취소 전망에 힘이 실렸으나 결국 공관위가 공천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야당은 도 후보 공천 재검토를 고리 삼아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국민의힘 공관위는 ‘일베’ 도태우 후보 재검토에 그쳐서는 안된다. 엉망진창인 국민의힘 공천 전반에 대해서도 전면 재검토하라”며 정용선 김진모 장영하 정진석 후보 등을 언급했다. 각각 댓글 공작, 국정원 특활비 수수, 공직선거법 위반, 사자명예훼손 등과 관련된 논란이 있는 인물들이다. 이어 “뇌물 수수 영상에 이어 접대 현장 사진과 뇌물 상납을 기록한 메모까지 나온 정우택 후보는 언제까지 객관적 증거가 없다는 말로 외면할 셈인가”라며 국민의힘 공천 비판 수위를 높였다.

조국혁신당도 “이 기회에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공천 확정자가 없는지 꼼꼼히 살펴보길 권한다”며 돈 봉투 논란이 된 정우택 후보, 당선 축하 파티 참석으로 물의를 빚은 박덕흠 후보 등을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