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응원하는 입장'… 김연경 "페퍼저축은행, 최근 컨디션 좋더라"

[수원=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흥국생명의 김연경(35)이 1위 경쟁팀인 현대건설과 맞대결을 앞두고 있는 페퍼저축은행을 향해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연경.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흥국생명은 12일 오후 7시 경기도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현대건설과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22, 27-25, 25-2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 승리로 흥국생명은 승점 76점(27승8패)을 달성하며 정규리그 우승 희망을 이어갔다. 현대건설은 이날 패배로 승점 77점(25승10패)에 머무르며 정규리그 우승을 다음으로 미뤘다.

흥국생명의 김연경은 이날 16득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레이나 도코쿠도 14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현대건설은 레티치아 모마 바스코가 27득점으로 활약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정규리그 1위와 2위의 맞대결이자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현대건설의 정규리그 우승이 결정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김연경은 현대건설의 홈구장에서 우승 축포가 터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특히 김연경의 진가는 세트 후반에 드러났다. 살얼음판 같은 승부에서 김연경은 강심장을 보유한 여전사처럼 강력한 공격을 연달아 작렬했다. 득점 이후에는 팀원들의 호응을 이끌기 위한 화끈한 세리머니도 펼쳤다. 김연경의 활약에 힘입어 흥국생명은 실낱같은 우승 희망을 이어갔다.

김연경은 "원정이지만 저희 팬분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았다. 힘이 났다. 응원해 주셨는데 결과로 보여드려 기쁘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KOVO

흥국생명은 지난 9일 페퍼저축은행에 충격적인 세트스코어 1-3 패배를 당했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대반전이었다. 

김연경은 당시 상황을 되돌아보며 "분위기를 추스르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정말 힘들었고 다음날 훈련을 하면서도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그래도 감독님이 '열심히 하자'고 말했고 선수들도 반성하고 이번 경기에서 보여줘야 한다고 다짐했는데 잘 해냈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이어 "(이날 경기에서 패하면) 현대건설이 우승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지난 경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또한 플레이오프나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날 수 있어 더 집중했다. 정규리그가 한 경기 남았는데 끝까지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흥국생명은 오는 15일 GS칼텍스와 맞대결을 갖는다. 현대건설은 16일 흥국생명을 울린 페퍼저축은행과 맞붙는다.

김연경은 "일단 저희가 잘하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근데 최근에 페퍼저축은행의 컨디션이 좋더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simtong96@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