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타구를 제가 처리해서 미안"↔"열심히 따라가는 모습 재밌었다"…13년 만에 첫 형제 맞대결, '묘한' 감정 속 피어나는 사랑 [MD수원]
[마이데일리 = 수원 김건호 기자] "기분이 좀 묘했다"
지난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가 만났다. 결과는 롯데의 13-5 승리.
이날 경기 또 하나의 특별한 맞대결이 있었다. 바로 최정(SSG)과 최항(롯데)의 만남이었다. 둘은 7살 터울 친형제다. 둘 모두 나란히 선발 출전했다.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한 최정은 3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 1득점, 7번 타자 2루수로 나선 최항은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최정은 첫 타석에서 이인복을 상대로 선취 1점 홈런을 터뜨렸다. 이후 4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2루수 뜬공으로 아웃된 뒤 최경모와 교체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최항은 2회 첫 타석에서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3회말 삼진 아웃당했는데, 5회말 득점권 기회에서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렸다. 7회말 네 번째 타석에서는 삼진 그리고 8회말 마지막 타석에서는 안타를 터뜨렸다.
이번 경기는 시범경기지만, 최정과 최항의 첫 맞대결이었다. 최정은 2005년 SK 와이번스(현 SSG)에 입단한 뒤 한 팀 유니폼만 입고 뛰었다. 최항은 2012년 SK에 입단해 지난 시즌까지 SSG에서 활약했는데, 지난 시즌이 끝나고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롯데에 지명받아 적을 옮겼다.
최항은 최정과의 맞대결에 대해 "아직 정규시즌은 아니라서 실감이 크게 나지는 않았지만, 상대 팀으로 만나니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특히 제가 친 타구를 열심히 따라가서 수비하는 모습이 재밌었다"고 밝혔다.
최정은 1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경기를 앞두고 최항을 상대한 것에 대해 "기분이 좀 묘했다. 아무래도 같은 팀에 오래 있던 동생을 상대 팀으로 맞이해서 그랬던 것 같다"며 "같은 팀에 있을 때보다 오히려 (최)항이가 더 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강했다. 시범경기에서 첫 타구를 본의 아니게 내가 처리해서 미안했는데, 아직 시범경기니까 시즌 때 더 잘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형제는 경기가 끝난 뒤 통화를 했다. 최정은 "경기 끝나고 서로 통화했다. 경기 내용에 대해 격려했고, 당일 경기에 대해 피드백을 해줬다"며 "타격 쪽에서 오늘 항이가 어땠는지. 내가 보고 느꼈던 점을 이야기해 줬다. 올 시즌 좋은 모습 보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SSG와 롯데는 오는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이번 개막 시리즈에서 형제가 다시 맞붙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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