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타구를 제가 처리해서 미안"↔"열심히 따라가는 모습 재밌었다"…13년 만에 첫 형제 맞대결, '묘한' 감정 속 피어나는 사랑 [MD수원]

수원=김건호 기자 2024. 3. 12.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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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 최정(우), 롯데 자이언츠 최항./SSG 랜더스, 롯데 자이언츠

[마이데일리 = 수원 김건호 기자] "기분이 좀 묘했다"

지난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가 만났다. 결과는 롯데의 13-5 승리.

이날 경기 또 하나의 특별한 맞대결이 있었다. 바로 최정(SSG)과 최항(롯데)의 만남이었다. 둘은 7살 터울 친형제다. 둘 모두 나란히 선발 출전했다.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한 최정은 3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 1득점, 7번 타자 2루수로 나선 최항은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최정은 첫 타석에서 이인복을 상대로 선취 1점 홈런을 터뜨렸다. 이후 4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2루수 뜬공으로 아웃된 뒤 최경모와 교체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최항은 2회 첫 타석에서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3회말 삼진 아웃당했는데, 5회말 득점권 기회에서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렸다. 7회말 네 번째 타석에서는 삼진 그리고 8회말 마지막 타석에서는 안타를 터뜨렸다.

이번 경기는 시범경기지만, 최정과 최항의 첫 맞대결이었다. 최정은 2005년 SK 와이번스(현 SSG)에 입단한 뒤 한 팀 유니폼만 입고 뛰었다. 최항은 2012년 SK에 입단해 지난 시즌까지 SSG에서 활약했는데, 지난 시즌이 끝나고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롯데에 지명받아 적을 옮겼다.

롯데 자이언츠 최항./롯데 자이언츠

최항은 최정과의 맞대결에 대해 "아직 정규시즌은 아니라서 실감이 크게 나지는 않았지만, 상대 팀으로 만나니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특히 제가 친 타구를 열심히 따라가서 수비하는 모습이 재밌었다"고 밝혔다.

최정은 1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경기를 앞두고 최항을 상대한 것에 대해 "기분이 좀 묘했다. 아무래도 같은 팀에 오래 있던 동생을 상대 팀으로 맞이해서 그랬던 것 같다"며 "같은 팀에 있을 때보다 오히려 (최)항이가 더 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강했다. 시범경기에서 첫 타구를 본의 아니게 내가 처리해서 미안했는데, 아직 시범경기니까 시즌 때 더 잘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형제는 경기가 끝난 뒤 통화를 했다. 최정은 "경기 끝나고 서로 통화했다. 경기 내용에 대해 격려했고, 당일 경기에 대해 피드백을 해줬다"며 "타격 쪽에서 오늘 항이가 어땠는지. 내가 보고 느꼈던 점을 이야기해 줬다. 올 시즌 좋은 모습 보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SSG 랜더스 최정./SSG 랜더스

SSG와 롯데는 오는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이번 개막 시리즈에서 형제가 다시 맞붙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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