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앞세운 중국 전기차, 세계로 ‘쭉쭉’

권재현 기자 2024. 3. 12.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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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신에너지차 수출 100만대 돌파…비야디, 중동·한국 진출설
테슬라도 가격 낮춰 ‘치킨게임’…현대차 “소프트웨어로 승부수”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세계로 뻗어나가는 중국 전기차의 약진이 파죽지세다. 업계 선두주자로 꼽히는 미국 테슬라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계도 가격 할인 등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치킨게임’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이러다가 결국 ‘실탄’이 바닥난 업체들은 고꾸라지고, 살아남은 일부 대형사가 전기차 시장을 좌지우지하리란 우려가 나온다.

12일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와 전기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승용 전기차(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를 합한 중국 ‘신에너지차’의 수출 대수는 103만6000대로 집계됐다.

중국의 연간 전기 승용차 수출 대수가 100만대를 돌파하기는 처음이다. 2022년 중국의 신에너지차 수출 대수 61만4900대와 비교하면 68.5%나 급등한 수치다. 특히 비야디(BYD)는 지난해 4분기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에 올랐다.

막강한 경제력과 인구 규모 덕택에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을 형성했던 중국도 2022년부터 내수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한때 수백곳에 이르던 전기차 업체들이 줄줄이 도산해 지금은 비야디와 샤오펑, 니오 등 일부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형국이다.

이들 업체가 해외시장의 문을 적극 두드리기 시작한 시기도 2022년 무렵이다. 이들은 유럽과 동남아, 남미에 생산공장을 건설해 현지 수요에 대응했다.

중국 업체들은 앞으로도 수출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2월 중국의 신에너지차 누적 수출 대수는 17만4000대로, 2023년 같은 기간(15만3000대)보다 13.7%, 2022년 같은 기간(9만7300대)보다 78.8% 각각 증가했다. 전체 승용차 수출 물량 가운데 신에너지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28.1%에서 지난해 29.7%로 1.6%포인트 상승했다.

중국은 최근 중동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야디 승용차가 이르면 올해 하반기 한국에도 진출할 것이라는 전망 또한 꾸준히 흘러나온다.

테슬라는 상대적으로 주춤하는 양상이다. 중국시장 판매량 감소, 전력망 파손에 따른 독일 공장의 생산 중단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과 힘겨루기 중인 현대자동차그룹은 전기차를 넘어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을 향해 더욱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과거 무선전화에서 스마트폰으로 변화하면서 세상이 바뀌었듯이 차업계에서도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를 넘어 SDV로의 전환을 얼마나 제대로 달성해내느냐에 따라 판도가 달라진다”며 “향후 1~2년이 자동차 업계에선 역사상 볼 수 없던 가장 드라마틱한 대변혁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비야디 등 중국 업체들의 약진과 일본 업체들의 추격 등에서 보듯 전기차로의 전환은 속도의 문제일 뿐 방향은 분명하다”며 “정부도 인력과 예산 등 정책적 지원에 더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권재현 기자 janew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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