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750만그루 심은 평택시…미세먼지 확 줄였다
6년 간 바람길 숲 등 만들어
내년 서해안 숲 11.2㏊ 완성
“도시 전역에 나무를 심어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겠다.”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나무 심기’에 나선 지방자치단체가 있다. 대규모 반도체 공장과 산업단지가 많은 경기 평택시의 이야기다.
12일 평택시에 따르면 시는 2018년부터 30년 장기 녹지화 프로젝트인 ‘그린웨이’를 시행 중이다. 목적은 단순하다. 도시 전역에 최대한 나무를 많이 심는 것이다. 나무들은 미세먼지를 흡수하고, 대기 순환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프로젝트 시행 후 6년 가까이 지난 현재 평택시에는 총 750만여그루가 심어졌다. 나무 한 그루가 연간 35.7g의 미세먼지를 흡수하니 매년 267.7t의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평택시는 국도 1호선, 38번 국도, 통복천, 안성천, 진위천에 이르기까지 총 80㎞ 구간(면적 20㏊)에 나무띠인 ‘바람길 숲’을 2021년까지 조성했다. 산업단지 근처에는 미세먼지 확산을 막는 ‘차단숲’을 만들었다. 중국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서해안을 따라서는 ‘서해안 녹지벨트’가 조성되고 있다. 바람을 타고 서쪽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나 공해 물질을 직접 차단하려는 조치다.
2022년까지 총 5.5㏊ 규모의 숲이 조성됐고, 사업이 완료되는 2025년까지 총 11.2㏊가 조성될 예정이다. 이 밖에 아파트 단지·학교·도로 등 작은 공간에도 나무를 심어 녹지화하고 있다.
프로젝트 초기 시장이 직접 산림청을 찾아가 담당자들이 당황했다는 에피소드도 있다. 통상 지자체에서 방문하는 경우는 개발행위를 위해 나무를 베어야 할 때가 대부분인데, ‘나무를 심어야 한다’며 단체장이 온 사례는 없었다는 것이다.
평택시가 이처럼 대대적 녹지화 사업에 나선 것은 시민들의 건강 문제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대기오염 조사기관인 에어비주얼이 출간한 ‘2018 세계 대기질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도시 중 ‘대기질이 가장 나쁜 100대 도시’에 한국의 도시 44곳이 포함됐다. 평택은 한국 도시 중에서도 4번째로 오염이 심한 곳으로 꼽혔다.
평택시는 주요 미세먼지 발생 국가인 중국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데다 자연 녹지 비율도 매우 낮다. 산림 비율은 17%로, 전국 평균(63%)에 크게 못 미친다. 이에 평택시는 인위적으로라도 나무를 심지 않는다면 미세먼지로 인한 문제가 더 심해질 것으로 판단했다.
프로젝트 시행 이후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2019년 대비 2020년 평택시의 연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는 20.8%,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23.9% 감축됐다. 같은 기간 전국과 경기도의 초미세먼지 감축률은 각각 17.4%와 17.7%였다.
평택시 관계자는 “중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추진하는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맑은 공기를 시민들이 누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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