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자금은 가즈아 하면 안되지”…연금개미, 안전한 채권형이 대세
순매수 상위 10개 중 6개
만기매칭 채권·장기채 ETF
1년만에 5800억 자금 유입
주식형 상품엔 2600억 쏠려
퇴직연금 가입자들은 만기매칭형 채권과 장기채 등 안정형 채권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2차전지·반도체 등 공격형 ETF를 6대4 비율로 나눠서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규정상 퇴직연금계좌로는 직접 주식투자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가입자들은 ETF를 통해 국내 증시에 간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12일 매일경제신문이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연금투자자 및 적립금을 보유한 미래에셋증권에 의뢰해 지난해 이 회사의 확정기여(DC)와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된 ETF를 분석한 결과 만기매칭형 채권형 종목이 상위 1~10위 중 2개가 포함됐다.
이 상품은 만기가 되면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예금대체 상품으로도 불린다.
회사가 적립금을 관리하는 확정급여(DB)와 달리 DC와 IRP 가입자들은 자기가 스스로 투자상품을 골라 퇴직금을 운용할 수 있다.
만기 매칭형 채권 ETF는 종목에 있는 숫자(연도, 월)의 만기까지 보유하면 예상 수익률에 맞게 원금과 이자를 돌려준다.
예금과 유사하지만 채권 이자가 일별로 순자산가치에 반영해 보유기간만큼 채권 이자수익을 가져갈 수 있고, 증시에 상장돼 있어 만기 전에라도 언제든 매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채권형이지만 일부 손실 가능성도 있다. 만기가 가까워질 수록 잔존 만기(듀레이션)가 단축돼 가격 변동에 따른 투자 위험이 제한적이라 안정적인 자금운용에 초점을 맞춘 퇴직연금 투자자들이 만기가 가까운 종목을 집중 매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만기가 30년인 장기채나 국고채 등 극히 안전한 채권에 투자하는 ETF에도 자금이 몰렸다.
30년 만기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와 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합성 H)는 각각 1020억원과 676억원, 국고채에 베팅하는 TIGER 국고채30년스트립액티브는 432억원의 순매수 금액을 기록했다.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금리(수익률) 변동에 민감한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발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란 기대에 차익을 기대하고 채권 중에서도 장기채 ETF를 주로 담은 것이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채권 가격은 상승(채권 금리는 하락)하게 된다.
이밖에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를 추종하는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의 순매수 금액이 752억원에 달하는 등 톱(Top) 10위 ETF 가운데 채권투자 종목이 6개나 이름을 올렸다.
반면 나머지 4개는 공격형 투자상품이 차지했다.
2차전지가 대표적으로, TIGER 2차전지소재Fn(순매수 금액 1460억원)과 TIGER 2차전지테마(400억원)가 각각 순매수 금액 순위로 2위와 8위를 차지했다.
두 종목 모두 지난해 국내 증시에 ‘2차전지 광풍’을 불러온 에코프로를 필두로 관련 주식이 급등했는데, 퇴직연금 가입자들 역시 계좌 수익률을 고려해 지난해 거셌던 2차전지주 매수세에 동참한 것이다.
중국 전기차 시장에 투자하지만, 최근 중국 증시 약세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도 364억원의 순매수 금액을 기록하며 전체 순위 중 10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담은 TIGER Fn반도체TOP10도 9번째로 많은 365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안정형(6개)과 공격형(4개)을 균형있게 섞어 분산투자한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지난해 평균 수익률은 DC형이 14.9%, IRP형은 14.86%(각각 원리금 비보장 상품 기준)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원리금 보장 상품 평균 수익률인 4.1%와 비교하면 3배 이상 높은 것이다.
한편 전반적인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ETF 투자가 가장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보인 ‘수익률 상위 1%’들이 담은 종목과 다소 차이를 보이는 것도 주목된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의 IRP계좌 중 수익률 상위 1%를 기록한 1670명의 계좌가 담은 ETF를 살펴보니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 등 미국 기술주 중심의 ETF가 상위 10개 중 7개나 포함됐다. 이들이 거둔 투자수익률은 이 기간 52%에 달한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월급이 60만원이래”…제주도청에 입사한 신입 아나운서의 정체 - 매일경제
- 노소영, 최태원에 “현금 2조원 달라” 재산분할 청구액 변경…이혼소송 2심 오늘 시작 - 매일경
- 서울대 의대 교수 ‘집단사직’ 최후통첩에…복지장관 “심각한 우려, 전공의 처벌 원칙 변함없
- “전기차, 이젠 부셔버릴거야” 욕했는데…싸고 좋다, ‘쏘렌토값’ 독일차 [카슐랭] - 매일경제
- ‘백기투항’만 바라는 정부·의료계 치킨게임…“진짜 문제는 이거야” - 매일경제
- “옆집 이사 타이밍 기막히네”…집값 꿈틀대기 시작한 ‘이곳’ 어디? - 매일경제
- 미국인들도 반한 K세탁기...1~4위 싹쓸이한 제품 뭔가 보니 - 매일경제
- ‘선거개입’ 강신명 전 경찰청장 징역형 집행유예 확정 - 매일경제
- 정부, 전문병원 수가 인상 추진…규모별 수가체계 개편할듯 - 매일경제
- 드디어 만났다...‘우상’ 이치로 만난 이정후 “아우라가 달랐다” [현장인터뷰]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