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어깨 가볍게 한 노시환의 ‘홈런포’…“마음 편하게 해주고 싶었다”
“점수를 꼭 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2023시즌 ‘홈런왕’ 노시환(24)이 시범경기 첫 홈런포를 터뜨렸다. ‘에이스’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하는 큼지막한 한 방이었다. 노시환은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전에 4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1회부터 대포를 날렸다.
노시환은 0-1로 뒤진 1회말 무사 2루에서 KIA 좌완 선발 장민기의 5구째 시속 125㎞ 슬라이더를 공략해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0m 스리런포를 작렬했다. 앞서 류현진이 1회초 1사 2루에서 김도영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해 0-1로 뒤진 경기를 단번에 뒤집었다. 노시환은 이날 3타수 2안타(1홈런) 맹타를 휘두르며 5타점을 쓸어 담았다. 한화도 9-1 완승(8회 강우콜드)을 거뒀다.
시범경기 첫 홈런이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지난해 31개 홈런 중 우익수 쪽으로 밀어쳐서 나온 홈런은 9개였다.
노시환은 경기 뒤 “류현진 선배님이 1회 실점해서 점수를 꼭 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홈런이 나왔다”며 “정규시즌에도 이런 상황이 많이 생기면 좋겠다”고 활짝 웃었다.
‘1선발’ 류현진이 정규시즌 등판한 경기는 반드시 잡겠다는 각오도 불태웠다. 노시환은 “1선발 투수가 나가는 경기는 모든 팀이 공격도 수비도 더 집중한다”며 “타자들이 더 집중해서 투수가 공을 던지기 더 편한 상황을 만들면 좋겠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류현진이 다른 팀 1선발 대결에서 이겨줄 거라는 강력한 믿음이 깔려있다. 그는 “살면서 본 투수 중에 제구력이 가장 좋았다. (지난 7일) 청백전에서 느꼈지만, 모든 구종을 던지고 싶은 곳에 던질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지난해 홈런 31개를 터트리며 홈런왕에 오른 노시환은 자타공인 한화의 ‘해결사’다. 한화가 올해 5강 이상의 성적을 내기 위해선 노시환의 꾸준한 활약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감각은 날카롭게 살아있다.
이날 포함 4경기에서 타율 0.500(10타수 5안타), 1홈런, 5타점을 기록한 노시환은 “타석에서 공이 잘 보이고 몸 상태도 작년보다 좋은 것 같다”며 “남은 경기에서 타이밍이나 스윙이 괜찮은지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대전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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